[OSEN=대전, 손찬익 기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김태훈이 올가을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지난 18일 한화 이글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승률 등 4개 부문 타이틀을 휩쓴 ‘슈퍼 에이스’ 코디 폰세를 상대로 포스트시즌 첫 홈런을 신고한 김태훈. 19일 열린 2차전에서도 그의 방망이는 식을 줄 몰랐다.
이날 삼성은 1차전과 동일한 선발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우완 최원태를 선발로 내세운 삼성은 중견수 김지찬-우익수 김성윤-지명타자 구자욱-1루수 르윈 디아즈-3루수 김영웅-유격수 이재현-좌익수 김태훈-포수 강민호-2루수 류지혁으로 타순을 꾸렸다.
한화 선발 라이언 와이스를 상대로 통산 타율 4할2푼9리(7타수 3안타)·2홈런·OPS 1.985로 강세를 보였던 박병호는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박진만 감독은 경기 전 “타자들이 어제 흠잡을 데 없이 잘했다. 좋은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그대로 간다”고 설명했다.
박병호를 기용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흐름이 좋기 때문이다. 박병호가 들어가면 외야 한 명을 빼야 하는데, 어제 홈런을 터뜨린 김태훈을 뺄 수 없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김태훈의 방망이는 이날도 뜨겁게 달아올랐다. 7번 좌익수로 나선 그는 2회 2사 1루 상황에서 와이스를 상대로 좌중간 안타를 날렸다. 3회 2사 1루에서는 우중간 안타로 멀티히트를 완성했고, 5회 세 번째 타석에서도 우전 안타를 보태 3안타 경기를 만들어냈다. 비록 7회와 9회에는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충분히 인상적인 활약이었다.
경기를 앞두고 김태훈은 “그동안 많이 힘들었다.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는데 주변에서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버틸 수 있었다”며 “살면서 이런 날도 오는구나 싶었다. 사실 저는 이런 날이 안 올 줄 알았다. 퓨처스에서 잘하는 선수로 끝날 줄 알았다”고 고백했다.
김태훈은 포스트시즌 첫 홈런에 이어 3안타 경기를 완성하며 확실히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삼성은 한화를 7-3으로 꺾고 시리즈 전적을 1승 1패로 맞췄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태훈은 “팀도 이겼고 저도 잘해서 너무 좋다”고 활짝 웃으며 “전력분석 파트와 이진영 타격 코치님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3안타를 때렸지만 그는 “주자가 있을 때 타점을 올리며 팀 승리에 기여하고 싶다”며 아쉬움을 남겼다.
삼성의 분위기는 여전히 끈끈하다. 김태훈은 “항상 똑같다. 졌다고 쫓기지 않고, 이겼다고 풀어지지도 않는다. 어제 졌지만 아직 경기가 남았으니 할 수 있다는 분위기였다. 홈에서 3, 4차전을 치르면 팬들의 응원 속에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한화가 1·2차전에서 외국인 원투펀치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를 모두 소모한 반면, 삼성은 3·4차전에 원태인과 아리엘 후라도를 내세울 전망이다. 이에 김태훈은 “우리는 원투 펀치가 나갈 수 있으니 3차전이 아주 중요하다. 3차전을 잡는다면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내와 어머니 앞에서 뜨거운 타격감을 뽐낸 김태훈은 이제 ‘가을 사나이’라는 새로운 수식어를 얻었다. 퓨처스에서 시작된 땀방울이 드디어 가을야구의 주인공으로 이어지고 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