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구, 손찬익 기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투수 이호성이 올가을 무대에서 완벽투를 이어가고 있다.
이호성은 21일까지 포스트시즌 6경기에 등판해 승패 없이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했다. 5⅔이닝 동안 볼넷 2개만 내주며 탈삼진 10개를 솎아냈다. 가을 잔치가 첫 경험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박진만 감독은 “이호성이 포스트시즌을 치르면서 자기 공에 대한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젊은 선수들은 자신감이 붙으면 무서운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다. 그만한 기량을 갖춘 선수다. 마운드에서 위기를 막아내며 경험을 쌓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신감이 붙은 것 같다”고 칭찬했다.
22일 한화 이글스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을 앞두고 만난 이호성은 “가을야구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면서 자신감이 더 붙은 것 같다.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오늘이 마지막 경기다’라는 각오로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공에 더 힘이 실리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지난 19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불펜 문을 열고 나오며 기합을 불어넣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그는 “좀 더 활기차게 하려고 했다. 원래는 조용하고 소극적인 성격이었는데, 야구장에서는 평소와 정반대의 사람이 되어보자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순둥이’였던 이호성이 승부사로 거듭난 데에는 이유가 있다. “그라운드는 말 그대로 전쟁터다. 내가 상대를 이기지 못하면 질 수밖에 없다. 원래 성격대로는 안 될 것 같아서 이를 악물고 변화를 주기로 마음먹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구)자욱이 형, (김)헌곤이 형 등 선배들이 ‘이미지를 좀 바꿔보는 게 어떻겠냐’고 조언해주셨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형들이 많이 도와주신다. 상대를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스스로 분위기를 끌어올리면 자신감도 생기고 팀 전체에도 긍정적인 에너지가 전해진다”고 덧붙였다.
첫 가을 무대를 통해 한층 성장한 그는 “포스트시즌은 정규 시즌보다 압박감이 훨씬 크고 팬들의 응원 열기도 다르다. 이 경험을 통해 정규 시즌에서도 좀 더 담대하게 던질 수 있을 것 같다”며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그가 믿는 버팀목은 역시 ‘맏형’ 강민호(포수)다. “큰 경기 경험이 많은 (강)민호 형은 제가 마운드에서 흔들리거나 힘들어 보이면 곧바로 올라와 다독여주신다. 민호 형 덕분에 마음이 안정되고 자신감이 생긴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호성은 실내 연습장에서 방망이를 잡고 티배팅 훈련을 한다. 좌우 타석을 오가며 스윙을 반복하는 이유에 대해 “스트레칭은 물론 허리 회전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첫 가을야구를 통해 자신감을 얻은 이호성의 성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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