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승 카드' 유영찬·송승기 무너졌다…LG, 1패 이상 타격[KS]

스포츠

뉴스1,

2025년 10월 30일, 오전 05:30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8회말 LG 투수 유영찬이 역투하고 있다. 2025.10.29/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에서 '철벽'을 자랑했던 LG 트윈스의 불펜에 균열이 생겼다.

염경엽 감독은 아쉬운 패배를 '지나간 일'이라고 표현했지만, 역전패의 충격은 1패 이상으로 클 수 있다. 마무리 투수 유영찬이 난조를 보인 데다 '불펜 히든카드' 송승기도 흔들렸다.

LG는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5 신한 SOL뱅크 KBO KS 3차전에서 3-7로 역전패했다.

잠실에서 1~2차전을 모두 잡았던 LG는 이 패배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여전히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우세하지만, 결과보다 과정이 더욱 상처가 컸다.

LG는 3-1로 앞선 8회말 무려 6점을 내주면서 잡을 수 있었던 승리를 놓쳤다.

8회말 시작부터 꼬였다.

통합 우승을 위해 5선발에서 불펜으로 보직을 바꾼 송승기는 구원 등판하자마자 첫 타자 대타 김태연에게 '빗맞은 2루타'를 허용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송승기는 3타석 연속 삼진을 당했던 손아섭에게 높은 슬라이더를 던졌다가 안타를 맞아 무사 1, 3루를 자초했다.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LG 송승기가 6회초 수비를 삼자범퇴로 막아낸 후 포효하고 있다. 2025.10.27/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송승기는 루이스 리베라토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1사 1, 3루에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구속이 떨어진 데다 상대 타자를 압도하지 못했다. 이전 1~2차전에서 3이닝 퍼펙트 피칭을 펼쳤던 모습과는 확실히 달랐다.

송승기가 1이닝을 깔끔하게 막은 뒤 유영찬이 9회말 마운드에 올라 경기를 마무리한다는 LG의 계획이 틀어졌다.

이미 김진성과 함덕주를 기용했기 때문에 유영찬 뒤에 올릴 만한 확실한 불펜 투수는 없었다. 유영찬이 리드를 지키면서 아웃 카운트 5개를 잡아야 했다.

그러나 유영찬은 서서히 불붙기 시작한 한화 타선을 잠재우지 못했다. 2볼 2스트라이크에서 결정구로 바깥쪽 낮은 포크볼을 던졌으나 문현빈이 기술적으로 툭 맞혀 좌중간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맞았다.

유영찬은 노시환을 삼진으로 잡았으나 제구가 급격히 흔들렸다. 채은성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줘 2사 만루를 자초했고, 뒤이어 대타 황영묵에게 밀어내기 볼넷으로 동점을 허용했다. 채은성과 황영묵, 두 타자에게 볼 8개를 던지는 동안 스트라이크는 딴 한 개였다.

난조를 보인 유영찬은 이어진 2사 만루에서 심우준에게 역전 2타점 2루타를 맞았다. 빗맞은 타구였지만, 3루수 구본혁 머리 위로 절묘하게 날아갔다.

29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한국시리즈 3차전 LG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한화의 8회말 1사 1,3루 LG 좌익수 김현수가 문현빈의 타구를 놓치고 있다. 2025.10.29/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LG는 유영찬을 마운드에서 내리고, 또 다른 필승조 자원인 '루키' 김영우를 투입했다.

2차전 4회초 2사 만루에서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던 김영우는 3차전 위기도 막지 못했다. 계속된 2, 3루에서 최재훈에게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았다.

1볼 2스트라이크에서 던진 김영우의 슬라이더가 높게 제구됐고, 최재훈이 이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이 한 방으로 승부는 갈렸다.

한화가 1, 2차전에서 고전했던 이유는 선발진이 무너진 것도 있지만, 너무 견고했던 LG 불펜 때문에 추격의 시동조차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LG 불펜은 KS 이전 우려와 달리 상당히 단단했다.

그러나 3차전에서는 LG 불펜에 큰 흠집이 났다. 정규시즌 막판 부진했던 유영찬이 또 기복 있는 모습을 보였고, 송승기 역시 3경기 연속 등판 여파로 힘이 떨어졌다. 1~2차전에서 크게 흔들렸던 한화 불펜이 안정감을 찾은 것과는 대비를 이뤘다.

큰 무대에서 필승조의 부진은 일시적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 정신적으로 흔들리면 난조는 반복될 수 있다. 숨 돌리고 재정비할 틈도 없다. LG는 30일과 31일 적지에서 KS 4~5차전을 연이어 치러야 한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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