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한남동, 정승우 기자] 클라우디오 피사로(47)가 서울을 찾았다. 피사로는 바이에른의 서울 사무소 개설과 바이에른 뮌헨의 현재, 김민재(29, 바이에른 뮌헨)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독일의 명문 구단 FC바이에른 뮌헨이 서울에 공식 지사를 설립하며 아시아 시장 공략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미국 뉴욕(2014년), 중국 상하이(2016년), 태국 방콕(2022년)에 이어 네 번째 해외 거점이다. 이번 진출을 통해 유소년 육성과 글로벌 브랜드 확장을 동시에 추진할 계획이다.
28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브라이틀링 타운하우스에서 열린 개소식에는 페터 로믹스 바이에른 뮌헨 글로벌 커머스 총괄을 비롯해 구단의 전설적 공격수 클라우디오 피사로, 게오르그 슈미트 주한독일대사, 그리고 제주 SK의 구창용 대표이사, 최정석 경영지원실장, 구자철 유소년 어드바이저 등이 참석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이미 대한축구협회와 제주 SK 등과 협력하며 아시아 유망주 발굴 프로그램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이번 서울 지사 설립을 계기로 국내 유소년 육성 시스템과 마케팅 네트워크를 한층 강화할 전망이다.
로믹스 총괄은 “월드 스쿼드 프로그램을 통해 박병찬(대전하나시티즌)과 모경빈(수원삼성) 같은 재능 있는 선수가 성장했다”며 “앞으로도 한국의 젊은 선수들이 더 많은 기회를 얻고, 세계 무대로 도약할 수 있도록 꾸준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한국 시장의 경제적 가치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여의도에서 열린 아우디 서머투어와 쿠팡플레이 시리즈 당시 토트넘과의 경기 이후, 바이에른 유니폼이 한국에서 사상 최고 판매량을 기록했다”며 “이후 넥센타이어와의 스폰서 계약도 체결했다. 아시아 지역 중에서도 한국은 팬들의 열정이 가장 높고, 상품 판매량 또한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에른 뮌헨의 전설적 공격수이자 현재 구단 앰버서더로 활동 중인 클라우디오 피사로가 서울에서 한국 언론과 만났다.
피사로는 페루 카야오 출신으로 17세에 데포르티보 페스케로에서 데뷔, 곧바로 멀티골로 주목받았다. 알리안사 리마로 이적해 2시즌 25골을 기록하며 유럽 진출 교두보를 마련했다.
1999년 베르더 브레멘에 입단, 데뷔 직후 연속 득점과 해트트릭으로 스타덤에 올랐다. 브레멘 활약을 바탕으로 2001년 바이에른 뮌헨 이적, 초기부터 주전으로 자리 잡아 리그·포칼 더블(02-03, 04-05, 05-06)에 기여했다. 2007년 재계약 불발 후 첼시로 이적했으나 경쟁 심화로 21경기 2골에 그쳤다.
2008-09시즌 브레멘 임대 복귀로 전성기 재현, UEFA컵 준우승·포칼 우승에 힘 보태며 시즌 28골을 기록했다(이후 완전 이적). 2010년 분데스리가 외국인 최다골(134골) 기록을 경신, 2012년 시즌 종료 후 팀과 결별했다.
2012년 바이에른 뮌헨으로 복귀해 챔피언스리그 16분 해트트릭 등 슈퍼서브로 맹활약하며 트레블 시즌 전후로 꾸준히 득점했다. 2015년 바이에른과 결별, 같은 해 브레멘로 돌아와 해트트릭과 다수의 결정적 득점으로 팀을 견인했다.
2017-2018시즌에는 쾰른으로 이적해 분데스 통산 득점을 192골로 늘렸다. 이후 2018년, 다시 브레멘으로 복귀했고 만 40세 이후에도 득점·최고령 골 기록 갱신 등 클래스를 증명했다. 분데스리가 통산 197골을 남기고 브레멘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했다.
그는 자신의 역할, 김민재에 대한 평가, 그리고 바이에른과 한국 축구의 접점에 대해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다음은 피사로와 일문일답.
현재 바이에른 뮌헨 홍보대사로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는가. 또 홍보대사의 입장에서 본 김민재 선수는 어떤 이미지인지.
-팬들과 파트너십, 컬렉션 행사, 팬 사인회 등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팬들과의 사진 촬영이나 이벤트 참여뿐 아니라 파트너사와 함께하는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 구단의 브랜드를 넓히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밝혔다.
김민재에 대해서는 훌륭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정신적으로 강하고, 경기에 나서지 않을 때에도 스스로를 잘 관리하며 체력과 컨디션을 유지한다고 했다. 언제든 출전할 준비가 되어 있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현역 시절 공격수였는데, 만약 김민재와 맞붙었다면 누가 이겼을까.
-쉽지 않은 대결이었을 것 같다. 김민재는 압박이 강하고 힘이 좋으며 수비가 매우 단단하다. 그래도 결국 골은 넣었을 것 같다.
페루 출신으로 '축구 변방국'에서 독일 분데스리가로 진출해 성공했다. 한국에서도 그런 길을 꿈꾸는 선수들이 많다. 변방 국가의 선수가 유럽 5대 리그로 진출하려면 어떤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
-축구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어떻게 훈련해야 하는지를 어릴 때부터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페루나 한국처럼 축구 인프라가 제한된 나라에서는 특히 기초 훈련과 올바른 성장 방향을 강조해야 한다. 미래를 바라보며 꾸준히 준비해야 한다.
분데스리가 레전드로서 본 한국 선수들의 강점은 무엇인가.
-적응력이다. 새로운 환경에 빠르게 녹아드는 능력이 한국 선수들의 가장 큰 장점이다. 낯선 문화나 리그에서도 빠르게 자신들의 플레이를 찾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했다.
직접 맞붙었던 한국 선수 중 기억에 남는 선수는 누구인가.
-손흥민이다. 내가 브레멘에서 뛰던 시절 손흥민은 함부르크에서 활약했고, 북독일 더비에서 맞붙은 적이 있었다. 손흥민의 성장 과정을 지켜봤는데 인상 깊었다.
현재 바이에른은 개막 이후 무패 행진 중이다. 이번 시즌 우승이나 트레블 가능성을 어떻게 보는가.
-충분히 가능하다. 팀이 매우 공격적이고 재미있는 축구를 하고 있으며, 많은 골을 넣고 있다. 자말 무시알라나 알폰소 데이비스 같은 핵심 선수들이 부상에서 돌아오면 전력은 더 강해질 것이다. 트레블도 충분히 노릴 수 있다.
스트라이커로서 본 해리 케인의 활약은 어떻게 평가하는가.
-적응이 완벽하다. 첫날부터 득점을 기록했고, 각종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정신력이 강하고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헌신적인 선수다. 경기장 곳곳을 누비는 모습을 보면 정말 훌륭한 선수다.
![[OSEN=정승우 기자]](https://file.osen.co.kr/article/2025/10/29/202510291526776755_6901bc5e29621.jpg)
현역 시절 뛴 바이에른과 현재 팀의 전력을 비교한다면.
-내가 뛰던 2012-2013시즌 팀이 가장 강력했다. 그 시절 모든 대회를 석권했고, 최고의 선수들이 모였으며 멘탈적으로도 완벽한 팀이었다. 지금의 바이에른도 훌륭하지만, 그때의 팀이 더 강했다고 생각한다.
니콜라 잭슨이 '제2의 피사로'가 될 수 있다고 보는가.
-다른 유형의 선수다. 잭슨은 작고 빠르며 후반 교체 투입 시 상대의 체력이 떨어졌을 때 카운터로 득점을 노리는 스타일이다. 나도 과거 마리오 만주키치의 백업으로 후반 교체 역할을 맡았던 시절이 있었다. 잭슨 역시 그런 의미에서 팀에 꼭 필요한 유형의 선수다.
바이에른의 '월드 스쿼드' 같은 프로그램이 변방국 선수 발굴에 실질적 도움이 된다고 보는가.
그렇다. 월드 스쿼드 프로그램은 여러 나라의 유망주를 초청해 바이에른 시스템 안에서 훈련할 기회를 제공한다. 비록 바이에른 1군에 직접 합류하지 못하더라도, 다양한 국적의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며 얻는 경험이 큰 자산이 될 것이다.
/reccos2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