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위기설이 아니라 진짜 위기. 리버풀을 향해 점점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천적 크리스털팰리스에게 또 완패. 이제는 변명조차 통하지 않는다.
리버풀은 30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카라바오컵(리그컵) 4라운드 경기에서 크리스털팰리스에 0-3으로 완패했다.
올 시즌만 벌써 세 번째 패배다. 커뮤니티실드에서 승부차기 끝에 트로피를 내줬고, 리그 전반기 맞대결에서도 1-2로 졌다. 그리고 이번엔 컵대회에서 무기력한 0-3.
시즌 초반부터 ‘팰리스 킬러’가 된 올리버 글라스너 감독의 전술 앞에 리버풀은 완전히 무너졌다.
전반 41분, 가마다 다이치의 집요한 압박에 수비가 흔들리며 사르가 선제골을 넣었다. 불과 4분 뒤 사르와 예레미 피노의 원터치 패스가 리버풀 수비를 완전히 찢어놓았다. 사르의 왼발 마무리는 정확했다. 0-2. 홈 팬들은 침묵했다.
후반엔 아마라 날로의 퇴장까지 겹쳤다. 수적 열세 속에서 후반 43분 피노에게 세 번째 골을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아르네 슬롯 감독은 ‘선수 기용의 용기’를 보였다고 할 수도 있다. 주전 다수를 빼고 유망주와 로테이션 자원들을 투입했다.
알렉시스 맥알리스터와 조 고메스 정도가 중심을 잡았을 뿐, 모하메드 살라·버질 반다이크·소보슬라이 등 핵심은 벤치에도 없었다. 체력 안배를 택한 대가로 홈 팬들 앞에서 완패를 기록한 셈이다.
문제는 단순히 한 경기의 결과가 아니다. 리버풀의 부진은 이제 장기화되고 있다. 최근 7경기에서 1승 6패. 챔피언스리그에서 프랑크푸르트를 5-1로 대파하며 반등하는 듯했지만, 다시 리그와 컵에서 2연패. 흐름을 끊을 힘이 보이지 않는다.
리버풀의 상징이었던 ‘강철 멘탈’과 ‘안필드의 기적’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실점 후 무너지는 수비, 중원에서 끊기지 않는 패스 미스, 공격진의 무기력함까지 모든 것이 악순환이다. 팬들은 “슬롯의 실험이 아니라 방황”이라고 비판한다.
카라바오컵 탈락은 그 자체로도 아프지만, 더 큰 문제는 팀 분위기다. 이 경기를 앞두고 슬롯 감독은 기자 회견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런 상황서 경기마저 완패하면서 앞으로 여정에 빨간 불이 켜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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