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11/02/202511021931777798_69073471142cc.jpg)
[OSEN=조형래 기자] 역사의 주인공으로 등극하기 직전, 더 강력한 존재 때문에 고개를 숙여야 했다. 하지만 역대급 명승부의 조연이라고 불리기에는 아까운 위대한 여정을 함께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비록 우승으로 결실을 맺지 못했지만 ‘리스펙’ 받아 마땅한 2025년을 보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2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월드시리즈 7차전, 연장 11회 접전 끝에 4-5로 패했다. 32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했던 토론토는 말 그대로 눈앞에서 우승을 놓쳤다.
8회까지 4-2로 앞서고 있었던 토론토다. 3회 왼쪽 무릎 후방십자인대 부상을 달고 경기를 뛰고 있었던 보 비셋이 선제 스리런 홈런을 쏘아 올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다저스 선발 오타니 쇼헤이를 무너뜨렸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11/02/202511021931777798_6907347296bf0.jpg)
다저스의 추격이 이어졌지만 토론토는 6회말 추가점을 뽑아내면서 4-2로 승기를 잡아갔다. 선발 맥스 슈어저에 이어 루이 발랜드, 크리스 배싯, 그리고 신성 트레이 예세비지까지 투입해 마지막 총력전을 펼쳤다. 그런데 8회부터 흐름이 이상하게 변했다. 8회 맥스 먼시에게 추격의 솔로포를 허용한 뒤 9회 마무리 제프 호프먼이 미겔 로하스에게 충격의 동점 솔로포를 허용했다. 우승 세리머니를 목격할 준비를 하고 있던 로저스센터는 고요한 침묵에 빠졌다.
물론 뒤집을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9회 1사 만루 끝내기 기회에서 다저스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넘어서지 못했다. 결국 12회초 윌 스미스에게 역전 솔로포를 맞았고 12회말 1사 1,2루에서 알레한드로 커크의 병살타가 나왔다. 토론토의 우승이 좌절되는 순간.
눈물을 흘리는 팬들도 많았고 또 선수들도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토론토의 리더로 활약한 ‘5억 달러의 사나이’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인 30안타를 몰아친 어니 클레멘트 모두 눈물이 마르지 않았다. 블론세이브를 범한 호프먼은 “내가 우리 모두의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빼앗았다. 정말 화가 난다. 우승까지 아웃카운트 2개만 남겨뒀는데 내가 그 순간 마운드에 있었다”며 자책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11/02/202511021931777798_69073473363f4.jpg)
이들을 이끌고 언더독의 반란을 완성할 뻔 했던 토론토 존 슈나이더 감독도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솔직히 너무 힘들다. 경기 후 올 시즌 처음으로 팀미팅을 했다. 정리해야 할 게 너무 많다. 이번 시리즈 7경기 중 2경기가 연장까지 갔다”며 “우리는 정말 훌륭한 야구를 했다. 정말 특별한 선수들이다. 하지만 선수들이 너무 안쓰럽다. 그래도 선수들이 너무 자랑스럽다. 구단 전체가 새로운 기준을 세웠고 엄청난 노력과 팀워크로 이뤄냈다. 그래서 이 팀과 떨어지는 게 힘들다”고 고개를 떨궜다.
이어 “정말 모든 선수들이 서로를 진심으로 좋아하고 아낀다. 선수들의 아내와 아이들까지 포함해서다. 정말 특별한 팀이다”며 “토론토 팬들은 앞으로 세월이 많이 지나도 이 팀을 기억할 것이다. 우리가 이뤄낸 성과와 과정까지 모두 기억할 것이다”고 역대급 명승부를 연출한 선수단을 치켜세웠다.
선수단에는 “정말 고맙다는 말을 열번은 더 했다. 그게 가장 중요했다. 선수 개개인에게 얘기하겠지만 지금은 고맙고, 또 이런 감정을 느끼게 해서 미안하다고 전했다. 정말 이 팀은 절대 잊지 못하고 제 마음속에 평생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11/02/202511021931777798_69073473c0623.jpg)
결과적으로 끝낼 수 있을 때, 추가점을 뽑지 못하고 또 결정적인 주루사들이 아쉬움에 남을 수밖에 없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불렸지만 토론토가 더 골리앗처럼 느껴졌다. 슈나이더 감독도 "우리는 시리즈를 이길 기회가 있었다. 어느 팀과 비교해도 우리 팀이 밀리지 않는다. ‘다윗과 골리앗’으로 이 시리즈가 불렸지만 우리 26명은 어떤 팀과도 맞설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다저스도 훌륭한 팀이지만 이길 수 있었다”고 아쉬움을 곱씹었다.
우승팀 다저스를 향한 예우도 잊지 않았다. 그는 “떠나기 전에 데이브 로버츠 감독과 다저스에 축하를 전한다. 정말 힘든 시리즈였지만 마지막까지 버틴 그들에게 존경을 보낸다. 우리가 끝까지 가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다저스에 진심으로 축하를 보낸다”고 말했다.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도 토론토를 ‘리스펙’하며 화답했다, 로버츠 감독은 “제 커리어에서 손에 꼽을 경기 중 하나였다. 시리즈 전체도 마찬가지다. 토론토 역시도 가진 것을 모두 쏟아부었다. 정말 클래스 있는 팀이었다”며 “슈나이더 감독과 토론토 구단을 아주 리스펙한다. 서로 치고 받으면서 응수했다. 정말 할 말을 잊었고 시대에 남을 시리즈였다”고 박수를 보냈다.
/jhra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