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빈이 21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골프클럽에서 열린 아시안투어 PIF 사우디 인터내셔널 3라운드 1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사진=Asian Tour)
그러나 최승빈은 1·2라운드와 마찬가지로 페어웨이 공략을 선택했다. 안전한 전략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아쉬운 선택이었다. 티샷이 페어웨이를 벗어났고, 두 번째 샷도 그린에 떨어진 뒤 경사를 타고 굴러 밖으로 흘렀다. 첫 번째 퍼트가 짧았고, 이어진 파 퍼트마저 홀을 벗어나 보기로 마무리했다. 버디 5개를 기록했지만 18번홀을 포함해 1번과 3번홀에서 보기를 적어내 2언더파 69타를 쳤다. 중간합계 12언더파 201타로 무빙데이를 공동 7위로 마쳤다.
사흘 연속 타수를 줄이며 우승 경쟁을 이어갔지만, 더 치고 올라가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날 LIV 골프의 강자 딘 버미스터(남아공), 제이슨 코크랙(캐나다)과 한 조로 나선 최승빈은 초반 긴장감 탓인지 1번과 3번홀(이상 파4)에서 연속 보기를 내며 흔들렸다. 두 번 모두 티샷 실수가 원인이었다. 이후 4번홀(파4)에서 첫 버디를 잡으며 분위기를 바꿨고, 후반 10번홀부터 12번홀까지 3연속 버디를 기록해 선두권을 추격했다. 16번홀(파4)에서도 1타를 줄여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18번홀에서 전략 선택의 실수가 나오면서 선두와의 격차가 다시 벌어졌다.
전날 경기 뒤 “이왕이면 강자들과 붙어보고 싶다”고 했던 그는 실제로 코크랙, 버미스터와 동반 라운드에 나섰다. 그러나 초반에는 상대를 의식하며 제 실력을 온전히 펼치지 못했다.
최승빈은 “함께 경기한 선수들이 LIV 골프에서 뛰는 강자들이라 기대가 컸는데, 경기 초반엔 나도 모르게 의식이 됐던 것 같다”며 “긴장하지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의식한 탓인지 샷 미스가 연달아 나오며 초반이 어렵게 흘러갔다. 그래도 4번홀 버디 이후 흐름을 바꾼 건 오늘 경기에서 높은 점수를 줄 만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18번홀에서 충분히 원온을 노릴 수 있었지만, 안전하게 가려다 오히려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소심한 선택이었고, 오늘 가장 아쉬운 대목이다. 내일은 더 힘을 내겠다”라고 덧붙였다.
공동 19위로 3라운드를 맞은 문도엽은 버디 가뭄에 시달렸다. 버디 2개와 보기 3개로 1오버파 72타를 기록해 공동 38위(6언더파 207타)로 내려앉았다. 6번홀(파3)에서는 티샷이 깃대를 맞고 홀 앞에 멈춰 홀인원을 아쉽게 놓쳤다.
문도엽은 “전체적으로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고, 분위기를 바꿀 찬스가 없는 밋밋한 하루였다”며 “6번홀에서 홀인원이 됐더라면 흐름이 바뀌었을 텐데 아쉽다”고 했다. 그는 “이제 시즌 종료까지 18홀만 남았다. 아쉬움으로 끝내고 싶지 않다”며 “내일은 분위기를 바꿔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다짐했다.
김성현은 이븐파로 공동 30위(7언더파 206타)에 자리했고, 예선을 가까스로 통과한 이수민은 이날 4타를 줄이며 공동 38위(6언더파 207타)로 상승했다.
최승빈과 같은 조에서 경기한 버미스터는 이날만 7타를 줄여 중간합계 17언더파 196타로 케일럽 수랏(미국)과 함께 공동 선두에 올랐다. 앤서니 김은 사흘 동안 13언더파 200타를 기록해 공동 4위에 오르며 복귀 후 최고 성적을 눈앞에 뒀다.
이번 대회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의 지원으로 열린 아시안투어 대회로, LIV 골프를 비롯해 한국, 일본, 호주, 남아공, 아시아 등 각국 투어의 톱 랭커들이 대거 참가했다. 우승 상금은 100만 달러다.
문도엽. (사진=Asian Tou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