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오키나와, 이선호 기자] "기대하셔도 될 것 같다"
KIA 타이거즈 우완 황동하(23)는 2026시즌 마운드에서 키를 쥐고 있다. 선발 능력도 갖추었고 멀티이닝을 소화하는 중간투수도 가능하다. KIA 선발진은 이런저런 이유로 국내파 선발투수들이 이닝 소화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황동하가 선발도 뛰거나 선발 바로 뒤에 붙어 멀티이닝을 담당하는 스윙맨으로 활약을 해주어야 한다.
2차 7라운드 후순위에 지명받았지만 2024 시즌 대체 선발투수로 각광을 받았다. 올해는 그 이상의 활약을 기대받았다. 우승에 자만하지 않고 비시즌기간중에 훈련에 몰입해 몸도 제대로 만들었다. 단단하게 벌크업까지 하고 스프링캠프에 나타났다. 당연히 볼의 움직임이나 변화구도 작년과 달라져 기대감도 높았다.
김도현과 루키 김태형과 함께 5선발 경쟁을 벌였다. 이범호 감독은 김도현을 선발로 낙점했다. 대신 롱맨으로 이동해 선발투수 뒤에 대기했다. 3월 5경기에서 1경기만 실전했다. 그러나 3이닝 5안타(1홈런) 5실점이었다. 4월도 4이닝 무실점 호투를 하며 롱맨 임무를 수행했다. 드디어 4월말 선발로 승격했고 두 번째 선발경기부터 좋아지기 시작했다.

4월30일 NC전 4⅔이닝 2실점 호투에 이어 5월7일 키움(고척)을 상대로 5이닝 1실점으로 제몫을 했다. 선발진의 일원으로 자리잡아 진가를 발휘하는 듯 했다. 그러나 원정 숙소로 돌아가다 도중 횡단보도에서 우회전 차량에 의해 사고를 당했다. 심각한 허리부상으로 이어졌고 장기간 이탈의 아픔을 겪었다.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만난 황동하는 "많이 아쉬웠다. 더 잘할 자신 있었다. 못할 것 같지 않았다. 너무 준비를 잘했는데 초반 안좋은 상황이 찾아와 페이스를 잃기도 했다. 첫 선발의 다음 경기부터 풀리기 시작했다. 이제 내 페이스를 찾아 올라올 시점에서 교통사고를 당했다. 아쉬웠지만 투수로서 더 단단해지는 과정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장기간 재활을 거쳐 9월23일 1군에 복귀했다. 막판이라도 1군 경험을 거쳐야 내년 시즌 준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이범호 감독의 판단이 있었다. 5경기에서 뛰었다. 4경기 연속 1이닝씩 던지며 예열했고 삼성과의 최종전은 2⅓이닝 1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 쾌투를 했다. 기분 좋은 기억을 안고 시즌을 끝냈다.

쉬지 않고 울산 폴리그에서도 선발투수로 나섰고 오키나와 마무리캠프로 이동해 훈련에 매진했다. 이제는 부상으로 낮아진 투구의 가동성을 완전히 회복했다. "캠프에서 훈련을 통해 많이 좋아졌다. 이제 시즌 초반 모습으로 돌아온 것 같다. 투구할 때 뒷공간을 많이 쓰려고 노력했다. 킥킹하고 몸이 나갈때 경직되어 있고 움츠러져 있었다. 던질 때 손스윙도 짧아지며 몸을 제대로 못 썼다. 그 활용도를 높였다. 포크볼도 상당히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황동하는 투수로 장점이 많다. 템포가 빠르고 공격적인 투구로 바로바로 승부를 보는 싸움닭이다. 구종가치도 뛰어나다. 직구의 움직임도 좋고 슬라이더도 좌우로 떨어진다. 여기에 커브에 포크까지 구사한다. 다만 스트라이크 비율이 높다보니 쉽게 쉽게 던지다 맞는 경우도 많다. 이 부분의 보완을 주문받고 있다. 마무리캠프 훈련을 통해 변화구 스윙 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황동하는 "타자와 싸우는게 자신있다. 직구도 작년보다 좋게 나온다. 작년에는 수평 움직임이 많았고 올해는 수직 움직임을 신경쓰면서 던졌다. 타자들이 못치는 것 아니더라도 헛스윙할 정도의 직구를 만들었다. 올해는 좀 됐는데 내년에도 더 좋아질 것 같다. 선발투수로 던지는 방법은 안다. 불펜(롱맨)도 정립하겠다. 내년 기대하셔도 좋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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