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이인환 기자] 정작 겨울 이적시장에서 이강인을 지켜낸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몇 달 뒤 자신이 떠날 수 있는 선택지를 만지작거리는 모양새다.
영국 ‘커트 오프사이드’는 6일(한국시간) 맨유와 엔리케 측의 비밀 접촉설을 보도했다.
맨유와 만난 협상 당사자는 에이전트 이바 데 라 페냐였다. 합의는 없었지만, 만남 자체가 메시지다. 맨유 보드진이 단기 반등이 아닌 구조 개편을 원한다는 신호다.
임시 감독 마이클 캐릭 체제에서 성과가 나고 있음에도, 구단은 ‘전술 설계자’를 찾고 있다. 엔리케의 이력서는 이 조건에 가장 가깝다. 트레블, UCL 우승, 리빌딩 성공. 스타 관리와 시스템 축구를 동시에 증명한 몇 안 되는 감독이다.
다만 현실은 단순하지 않다. PSG는 이미 재계약 논의를 시작했다. 선수단 구조, 전술 프레임, 유망주 육성 라인까지 엔리케 색으로 재편된 상태다.
떠날 명분보다 남을 이유가 더 크다. 그래서 이 이적설은 성사 가능성보다 ‘연쇄 파급력’이 핵심이다. 그리고 그 파급의 중심에 이강인이 있다.
엔리케 체제에서 이강인은 단순 로테이션 자원이 아니었다. 우측 윙,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때로는 가짜 윙어까지. 전술 유연성을 구현하는 연결 고리였다. 볼 소유 안정성, 압박 회피, 2선 전개에서 감독 신뢰를 확보했다.
겨울 이적시장 당시 외부 관심이 있었음에도 PSG가 선을 그은 배경 역시 엔리케 의중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감독이 남는 한, 이강인의 입지는 최소한 ‘전술 자산’으로 보호된다.
문제는 그 반대 시나리오다. 엔리케가 떠나는 순간, 이강인의 분류표도 바뀐다. PSG는 감독 교체 시 스쿼드 재평가 속도가 빠른 클럽이다.
새 감독이 다른 측면 자원을 선호할 경우, 이강인이 PSG에 남을 이유가 사라진다. 실제로 최근 몇 시즌 PSG는 감독 교체 때마다 공격 2선 자원을 대거 정리해왔다.
여기서 맨유 그림이 겹친다. 현재 맨유 중원의 문제는 명확하다. 탈압박, 템포 조절, 마지막 패스. 이 세 가지가 동시에 가능한 창의적 미드필더가 부족하다.
주장 브루노 페르난데스는 여전히 뛰어난 클래스를 보여주고 있으나 지원해줄 선수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강인은 이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카드다. 좌우 하프스페이스 점유, 압박 회피 턴, 짧은 패스 연계. 엔리케 시스템에서 이미 검증된 기능들이다.
특히 전환 속도를 중시하는 프리미어리그 환경에서, 볼을 잃지 않는 2선 자원은 감독 입장에서 가장 선호하는 안정장치다. 만약 엔리케가 올드 트래퍼드로 향한다면, 새 프로젝트 초기에 자신이 잘 아는 선수를 요구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과거 맨유가 후벵 아모림 감독 시절에 이강인과 연결됐던 이력도 무시할 수 없다. 당시엔 탐색 수준이었지만, 감독이 직접 활용 경험을 가진 상황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전술 적응 시간을 줄일 수 있고, 시스템 구축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 감독 교체기 구단들이 가장 선호하는 영입 공식이다.
결국 이 시나리오의 핵심은 역설이다. 이강인을 붙잡아 PSG 리빌딩 퍼즐을 완성한 감독이, 정작 맨유 재건 퍼즐의 첫 조각으로 그를 다시 호출할 수도 있다.
동반 이동 가능성. 아직은 가설이다. 하지만 감독 이동설이 선수 미래까지 흔드는 구조는 축구 시장에서 낯설지 않다.
/mcadoo@osen.co.k
[사진] PSG, 리그 1, 알레띠 메디아 소셜 미디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