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빙판 위 추락은 끝이 아니었다.
알파인 스키 전설 린지 본이 24일(한국시간)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도중 당한 대형 사고의 후일담을 공개했다. 그리고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메시지를 보낸 사실도 알려졌다
본은 미국을 대표하는 알파인 스키 선수로, '스키 여제'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16세에 월드컵에 데뷔해 정상급 기량을 이어갔고,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활강 금메달과 슈퍼대회전 동메달을 획득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활강 동메달을 따냈으며, 잦은 부상 끝에 2019년 은퇴했다. 이후 티타늄 인공관절 수술을 거쳐 2026 밀라노·코르티나 올림픽에서 40대 나이에 복귀했다. 할아버지가 한국전쟁 참전용사였던 인연으로 평창 올림픽 홍보대사로도 활동한 바 있다.
본은 지난 8일 열린 여자 활강 경기에서 스타트 13초 만에 게이트를 건드린 뒤 코스를 이탈하며 크게 넘어졌다. 당시에는 왼쪽 정강이 복합 골절이 주요 부상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심각한 상태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본에 따르면 사고 이후 다리에 '구획증후군(compartment syndrome)'이 발생했다. 출혈과 부종으로 근육 내부 압력이 급격히 상승해 혈류가 차단되는 응급 상황으로,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영구적인 손상이나 절단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부상이다.
본은 "한 부위에 심각한 외상이 가해지면 피가 고이고 압력이 높아져 모든 조직을 짓누르게 된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본은 미국 대표팀 및 개인 의료진으로 활동 중인 정형외과 전문의 톰 해킷 박사가 실시한 근막 절개 수술 덕분에 다리를 지킬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다리를 절개해 압력을 낮춰줬고, 그가 나를 살렸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해킷 박사가 현장에 있었던 이유는 올림픽 직전 본이 왼쪽 무릎 전방십자인대(ACL)를 다친 뒤에도 출전을 강행했기 때문이었다. 본은 "그 부상이 없었다면 의사가 코르티나에 오지 않았을 것이고, 내 다리를 구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본은 “평생 겪은 어떤 일보다 100배는 더 고통스러웠다”고 밝혔다. 근막절개술로 다리 양측을 절개해 압박을 해소했고, 이후 6시간에 걸친 재건 수술이 이어졌다. 그는 “톰 해킷 박사가 제 다리를 구했다”고 전했다. 2주 입원 끝에 퇴원했지만, 긴 재활이 남아 있다.
이 소식에 호날두가 반응했다. 그는 SNS에 “챔피언은 승리의 순간과 포기하지 않는 순간으로 정의된다. 당신이 정복한 산은 당신의 강인함보다 크지 않았다. 계속 싸워라. 전설은 언제나 다시 일어선다”고 남겼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역시 “포기는 선택지가 아니다”라며 응원을 보탰다.
경기 결과는 기록으로 남는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생존과 재기의 문제였다. 빙판에서 쓰러진 전설은 수술대 위에서 다시 일어섰다. 그리고 동료 스포츠 스타들의 메시지는 그 복귀의 시간을 버티는 힘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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