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축구 축제가 아니라 전쟁터가 됐다!" 손흥민(34, LAFC)의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이 될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이 개막을 불과 3개월 앞두고 붕괴 위기에 처했다.
영국 'BBC'는 13일(한국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선수들의 안전을 이유로 불참을 종용하자, 이란이 개최국 미국의 자격 박탈을 주장하며 월드컵 판 자체가 뒤흔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이 미국의 불참 압박에 '공식 기권'으로 맞서며 "개최 자격이 없는 미국이 물러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여기에 대체국으로 거론되는 이라크마저 전쟁으로 하늘길이 막히며 월드컵은 그야말로 '시계 제로' 상태에 빠졌다.
사태의 도화선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된 중동 정세다.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의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가 사망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SNS를 통해 "이란 선수들의 생명을 위해 오지 않는 것이 적절하다"며 사실상 입국 거부 의사를 내비쳤다.
이란은 즉각 폭발했다. 아흐마드 도냐말리 이란 스포츠부 장관은 "지도자를 암살한 부패 정권이 주최하는 대회는 참가할 가치도 없다"며 기권을 선언했다. 한술 더 떠 "개최지 안전도 보장 못 하는 미국이야말로 월드컵에서 제거되어야 한다"며 개최권 반납을 요구하는 초강수를 뒀다.
이란의 기권으로 공석이 된 G조(뉴질랜드, 벨기에, 이집트)를 채우는 과정은 더 처참하다. 1순위 대체국인 이라크는 본선 직행 티켓을 거머쥐고도 비행기를 띄울 수 없는 처지다. '더 선'에 따르면 이라크 내 모든 항공편이 전쟁으로 중단되면서 선수단이 개최지인 멕시코나 미국으로 이동할 방법이 아예 사라졌다.
이라크 측은 "물리적으로 갈 방법이 없다"며 일정 연기를 요청했으나, 촘촘한 월드컵 스케줄상 불가능에 가깝다. 기회를 승계받아야 할 UAE 역시 인접국 국경을 넘는 것조차 목숨을 걸어야 하는 '실제 상황'에 처해 있다. 인판티노 FIFA 회장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전쟁의 포화 앞에서는 무기력할 뿐이다.
개최국과 참가국이 전쟁을 벌이고, 대안 팀들마저 포연 속에 갇힌 상황에서 월드컵이 정상적으로 열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중동 국가들의 대규모 이탈이 현실화될 경우, 전쟁 영향권 밖인 남미 팀들에게 티켓을 재배분해야 한다는 극단적 주장까지 나온다.
이란의 '개최권 반납' 요구와 미국의 '안전' 핑계가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FIFA의 리더십은 보이지 않는다. 전쟁과 정치가 그라운드를 점령해버린 2026년, 축구 팬들은 역대 가장 슬픈 월드컵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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