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결정은 이미 내려졌다. 그리고 그 결정은, 지금의 활약으로도 바뀌지 않는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카세미루와의 결별 방침을 끝내 유지하기로 했다.
영국 ‘BBC’는 17일(한국시간) “맨유는 이번 시즌 종료 후 카세미루와 결별하기로 한 기존 결정을 번복할 계획이 없다”고 보도했다. 표면적으로는 계약 종료. 그러나 본질은 ‘의도된 이별’이다.
카세미루는 이미 지난 1월 올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날 것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주급 35만 파운드 연봉 약 1820만 파운드에 달하는 고액 계약. 구단은 이 계약의 연장 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일찌감치 방향을 정했다.
이유는 명확하다. 비용이다. 공동 구단주 짐 랫클리프 경은 공개적으로 카세미루의 연봉 구조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맨유는 현재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진행 중이다.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정리하고, 장기적인 스쿼드 재편에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카세미루는 그 과정에서 ‘정리 대상’으로 분류됐다.
흥미로운 건 타이밍이다. 구단은 시즌 종료 직전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결별 사실을 조기에 정리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카세미루 역시 이른 공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상황은, 예상과 다르게 흘러갔다. 카세미루는 시즌 막판 다시 살아났다. 경기력으로 모든 의문을 지워내고 있다. 특히 공격에서의 존재감이 눈에 띈다. 최근 열린 아스톤 빌라전(2-1 승리)에서 시즌 7호 골을 터뜨리며 선제골을 기록했다. 이 중 6골이 헤더. 단순한 수비형 미드필더가 아니다. 박스 안에서의 영향력은 여전히 위협적이다.
골 이후 장면은 상징적이었다. 카세미루는 스트렛포드 엔드 앞에서 구단 엠블럼을 여러 차례 가리켰다. 메시지는 명확했다. “나는 여전히 이 팀의 선수다"라는 것. 팬들도 응답했다. “일 년 더! 카세미루 일 년 더!” 경기 내내 울려 퍼진 응원가는 단순한 감정 표현이 아니었다. 현재 팀에 필요한 자원이 누구인지에 대한 직접적인 목소리였다.
동료들도 마찬가지다. 주장 브루노 페르난데스와 수비수 레니 요로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카세미루의 잔류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경험, 영향력,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의 존재감. 팀 내부 평가는 여전히 높다.
그러나 구단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 BBC는 “맨유는 해당 결정을 다시 검토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현장과 프런트의 시선이 어긋난 상황이다. 경기력은 잔류를 말하고, 재정 구조는 이별을 요구한다.
마이클 캐릭 역시 사실상 변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결정이 내려지면 상황이 명확해진다. 모두가 그 방향을 이해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카세미루는 팀에 엄청난 영향을 준 선수다. 중요한 순간마다 역할을 해왔다”고 인정하면서도 결정을 뒤집을 여지는 남기지 않았다.
결국 이 이야기는 하나로 귀결된다. 축구의 논리와 경영의 논리는 다르다. 카세미루는 여전히 맨유에서 통하는 선수다. 중요한 순간에 골을 넣고,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몇 안 되는 자원이다. 하지만 구단이 보는 건 ‘지금’이 아니라 ‘이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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