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 권수연 기자) 토트넘을 이끄는 이고르 투도르 감독은 노팅엄에게 참패한 후 기자회견조차 갖지 못했다.
가족상을 당했기 때문이었다. 잔혹한 슬픔이 또 다른 비극을 부른 셈이다.
토트넘은 23일(한국시간) 홈 구장인 런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1라운드 경기에서 노팅엄 포레스트에 0-3으로 완패했다.
전반 추가시간부터 상대 이고르 제주스에게 헤더골을 허용했다. 이어 모건 깁스화이트, 타이워 아워니이까지 후반에 연달아 골을 몰아치며 토트넘을 밀어붙였다.
7승9무15패, 승점 30점으로 리그 17위다. 강등권과 승점 1점 차밖에 나지 않는다. 토트넘에는 현재 그 어떤 절박함과 열의가 보이지 않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출범 후 사상 첫 2부 강등, 1976-77시즌 이후 49년 만의 강등을 코 앞에 뒀지만 팬들만 안달이 났다.
선수들은 내부에서부터 끊임없는 균열에 시달린지 오래됐다.
지난해 5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거둔 후 모든 것이 잘 될 것 같았지만 한 순간의 꿈으로 지나갔다. 팀의 기강을 잡고 있던 주장 손흥민(LA FC)이 미국 리그로 이탈했고 새롭게 부임한 토마스 프랭크 전 감독도 질서잡기에 실패했다. 그 뒤를 이어 임시 감독으로 선임된 이고르 투도르 감독도 단 한 경기 승리에 그쳤다.
설상가상으로 투도르 감독은 23일 노팅엄전 패배 이후 인터뷰조차 갖지 못하고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후에 그것이 가족의 비보 때문임이 밝혀졌다.
투도르 감독 대신 인터뷰를 진행한 브루노 솔터 코치는 "(감독에게는) 가족의 문제가 있어서 인터뷰에 참석하기 어렵다. 우리는 그의 결정을 존중하고 대신 제가 참여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우리(토트넘)의 실수는 우리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으며 이는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성적이 최악의 최악을 향해 달리고 있다. 토트넘은 투도르 임시 감독 체제를 서둘러 끝내고 후임으로 새로운 사령탑을 앉혀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단지 1부 잔류를 위해 벌써 세 번째 새로운 감독을 맞이할 상황이 된 것이다.
영국 'BBC'는 "현재 션 다이치, 라이언 메이슨, 해리 레드냅 등이 후임 감독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션 다이치 감독은 불과 지난 달 노팅엄에서 114일 만에 경질됐다. 그는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후임이기도 하다. 해리 레드냅 감독은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4시즌 동안 토트넘을 지휘하며 가레스 베일, 루카 모드리치 등을 키워낸 바 있다.
결국 '감독 도돌이' 체제로 들어가는 상황이 됐다. 그럼에도 반등에 대한 뚜렷한 보장은 없다. 하지만 이미 판이 무너지고 있어 축구인들은 일제히 입을 모아 '모 아니면 도'에 걸기라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상황.
토트넘의 전 미드필더 출신인 대니 머피는 "이 어둡고 험악한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이라며 "지금 선수들이 그걸 이루지 못하고 있다. 팬들이 원하는대로 감독이라도 바꿔야 한다. 만약 투도르 감독을 방치한다면 그는 계속해서 무승에 그칠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감독이 와서 한번이라도 이긴다면 상황이 바뀔 수 있다. 저는 감수할 만한 위험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경기 전 전광판에는 지나간 '리즈 시절'이 비춰졌다. 이전에 토트넘에서 뛰었던 '레전드'들이 골을 넣는 장면이 지나갔다. 위르겐 클린스만과 해리 케인, 그리고 손흥민까지 구단의 영광을 비추며 분위기를 고무시키려 했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전 토트넘 골키퍼인 폴 로빈슨은 BBC와 인터뷰를 통해 "팬들이 응원을 하러 갔으면 팀도 그것에 뭔가 보답을 해야 하는데 전반에만 투지를 반짝 불태우고는 그게 오래가지 못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한편 토트넘은 3~4월 A매치 휴식기 후 오는 4월 12일 오후 10시에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 선덜랜드와 경기로 리그 일정을 재개한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