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 박찬기 기자) 월드컵을 앞두고 치르는 마지막 시험대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로 가득했던 코트디부아르전이었다. 특히나 수비 불안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며, 백스리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됐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8일 오후 11시 영국 밀턴케인스의 스타디움MK에서 열린 3월 A매치 평가전 첫 경기에서 코트디부아르에 0-4로 패했다.
이날 홍명보 감독은 백스리를 가동했다. 월드컵 본선에서 플랜 A, 혹은 플랜 B로 사용할 것으로 보이는 백스리 시스템을 다시 한번 시험해 보려는 의도였다.
조현우가 골문을 지켰고, 김태현-김민재-조유민이 백3를 구축했다. 양쪽 측면 윙백에는 설영우와 김문환이 위치했고, 중원에는 김진규와 박진섭이 나섰다. 전방 스리톱에는 오현규를 필두로 황희찬과 배준호가 포진했다.
감기 기운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주장 손흥민, 왼쪽 발목 부상이 있는 이강인을 비롯해 이재성과 옌스 카스트로프 등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주장 완장은 김민재가 찼다.
수비 시, 양쪽 윙백까지 내려오며 백파이브 형태를 만들었고, 전방 스리톱까지 내려앉으면서 수비적인 형태로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비 불안은 여전히 노출됐다.
전반 나온 두 차례 실점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전반 35분 코트디부아르가 왼쪽 측면으로 길게 연결했고, 상대 공격수 마샬 고도가 볼을 잡았다. 오른쪽 스토퍼 조유민이 상대했으나, 피지컬 경합에서 완전히 밀리며 제쳐졌고, 그대로 에반 게상에게 선제 실점을 내주는 결과로 이어졌다.
전반 추가시간 실점 역시 조유민의 수비 실책이었다. 박스 안으로 연결되는 패스를 먼저 자리 잡지 못하면서 시몬 아딩그라에게 한 번의 터치로 돌파를 허용했고, 이후 완벽히 슈팅 공간이 열리며 추가 실점으로 이어졌다.
후반에도 달라진 점은 없었다. 후반 18분 코너킥 상황에서 양현준의 처리 미스가 나왔고, 상대 슈팅을 조현우 골키퍼가 막아냈으나 이후 고도에게 재차 슈팅을 허용하며 세 번째 실점을 내줬다. 혼전 상황에서 수비진의 집중력이 아쉬운 장면이었다.
경기 종료 직전, 코트디부아르의 쐐기골까지 터졌다. 오른쪽 측면 공간이 완전히 열렸고, 아마드 디알로의 패스를 윌프리드 싱고가 밀어 넣으며 네 번째 골을 터트렸다.
결과적으로 백스리 시스템은 완벽하게 실패했다. 물론 코트디부아르는 월드컵 본선에서 맞대결을 펼칠 남아프리카 공화국보단 한 수 위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하지만, 그걸 차치하더라도 전술적으로, 경기력적으로도 매우 처참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순 없다.
윙백을 활용하는 부분에서 큰 아쉬움이 남았다. 전반에는 설영우쪽을 활용한 공격에서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 냈었고, 실제로 설영우가 한 차례 골대를 강타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하지만 이후 공격에서의 효율은 떨어졌고, 오히려 상대 역습에 측면 공간을 내주는 장면이 반복됐다.
백스리를 사용하는데, 윙백을 적재적소에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다. 차라리 백4 형태로 풀백으로 활용해 수비적인 부담을 줄이는 것이 낫다.
더불어 중원에서도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물론 핵심 황인범이 빠진 상황이었지만, 코트디부아르의 세 명의 미드필더를 상대로 수적 열세 상황이 만들어지며 쉽게 뚫리기 일쑤였다. 두 명의 미드필더가 중원에서 공·수 양면으로 역할을 해내야 하는 만큼, 과부하가 걸리는 느낌이었다.
홍명보 감독도 이 부분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후반 시작과 함께 조유민과 박진섭, 김문환을 빼고 이한범과 백승호, 양현준을 투입했다. 하지만 단순히 해당 포지션의 선수만 바꾼다고 해서 달라질 문제가 아니었다. 근본적인 시스템의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면, 아직 월드컵 본선이 아니라는 점이다. 물론 이번이 마지막 시험대였고, 결과를 만들었어야 하지만 잘못된 부분을 확인했다는 것만으로도 얻어낸 것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과연 오스트리아전에선 홍명보 감독이 시스템에 변화를 가져갈까.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