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강필주 기자]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24, 삼성생명)을 상대로 100분 동안 버텼던 왕즈이(26, 중국)가 자신을 "도전자"로 인정하며 경쟁 관계를 즐기는 모습이다.
세계 랭킹 2위 왕즈이는 지난 12일(한국시간) 중국 닝보에서 열린 2026 아시아배드민턴선수권대회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세계 1위' 안세영에게 게임스코어 1-2(12-21, 21-17, 18-21)로 패했다.
왕즈이는 이날 패하며 지난달 전영 오픈 결승에서 안세영의 36연승 행진을 멈춰 세우고 정상에 섰던 기쁨을 뒤로 한 채, 다시 도전자로 돌아갔다.
왕즈이는 안세영이 자신을 이기고 아시아배드민턴선수권 타이틀을 차지, 올림픽(2024 파리), 세계선수권(2023 덴마크), 아시안게임(2022 항저우), 전영 오픈, 월드투어 파이널까지 섭렵하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왕즈이는 끝내 '여제의 벽'을 실감해야 했지만, 100분 동안 안세영을 괴롭히는 저력을 보여줬다. 왕즈이는 이번 대회 내내 완벽한 모습으로 한 게임도 잃지 않았던 안세영을 상대로 마지막 게임까지 괴롭혔다.
무엇보다 왕즈이는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적으로 고갈된 상황임에서도 안세영의 쉴 새 없는 공격을 받아 내는 끈질긴 모습을 보여줬다.
중국 '텐센트 뉴스'에 따르면 왕즈이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우선 오늘 나 자신의 플레이가 매우 만족스럽다"면서 "우리 둘 다 정말 멋진 경기를 펼쳤다고 생각한다. 정말 힘든 경기였다"고 준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전영오픈과 비교해 안세영에 대해 "전술적으로 몇 가지 조정을 했고, 세부적으로 변화를 줬다는 것을 코트 위에서 느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실제 안세영은 13일 귀국 인터뷰에서 "전영오픈을 돌아보면서 내가 어떤 것이 부족했는지 계속 생각했다. 실수를 빨리 잊기 위해 계속 연습하고 시도했다"고 털어놓았다.
왕즈이는 "오늘 나도 전술적으로 잘 된 부분들이 있었다. 전에도 말했듯이 그녀와 맞붙을 때마다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면서 "그래서 앞으로도 한 걸음씩 계속 발전해 나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후반으로 갈수록 가쁜 숨을 몰아쉬었던 왕즈이는 "오늘 내 체력 상태가 최고는 아니었다는 것이 코트 위에서 보였을 것"이라며 "상대방의 컨디션이 더 좋았고, 지난 이틀간의 소모가 컸던 것 같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왕즈이는 안세영을 상대로 마지막까지 괴롭혔다. 제대로 설 수 없어 보이는 상태에서도 안세영의 공격을 받아내 자국 관중들로부터 박수 갈채를 받았다. 때문에 안세영이 막판 계속 실수를 하기도 했다.

왕즈이는 "마지막 1점까지 포기하지 않고 버텼고, 한 점 한 점, 한 볼 한 볼 모두 포기하지 않으려 했다"면서 "그것이 상대에게 어느 정도 심리적 압박을 줬을 수도 있고, 경기 흐름에도 기복이 생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 스스로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이기도 하다. 나도 상대도 모두 한계까지 왔지만, 경기에서 아직 세부적인 부분에서 발전할 여지가 많이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관중석에서 부모가 자신의 경기를 지켜봤다는 왕즈이는 "이렇게 뛰어나고 강한 상대가 있다는 것이 정말 기쁘다"면서 "우리는 서로를 채찍질하는 관계"라고 정의했다.
특히 왕즈이는 "나는 스스로를 더 도전하는 입장으로 보고 있고, 매번 전력을 다하는 것이 상대에게 압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런 경쟁 관계가 정말 즐겁다"고 안세영과의 라이벌 구도에 웃어보였다.

안세영은 "경기를 할 때마다 선수들이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그럴 때마다 나도 뒤처지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며 "그것이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다. 점점 힘들어질수록 더 재밌어진다"고 다부진 목소리를 전했다.
이어 안세영은 "아시안게임 2연패를 비롯해 계속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목표에 대한 생각은 많지만, 내뱉은 말을 지키려니 스스로 많이 힘들었다. 이제는 말보다는 결과로 보여드릴 수 있도록 묵묵히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letmeout@osen.co.kr
[사진] 대한배드민턴협회, 아시아배드민턴연맹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