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결국 공은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간다. 정치와 외교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던 이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참가가 사실상 최종 확정됐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1일(한국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미국 내 월드컵 경기 출전을 허용하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이란의 정상 참가를 재확인한 직후 나온 반응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련 질문에 “잔니가 그렇게 말했다면 괜찮다. 그냥 뛰게 둬라”고 답했다.
이란의 월드컵 출전 문제는 단순한 스포츠 이슈가 아니었다. 지난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겨냥한 공습을 감행한 이후, 이란 대표팀이 미국 땅을 밟을 수 있느냐가 대회 개막 전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한때 이란 선수단의 안전을 이유로 “출전은 부적절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남기며 논란에 불을 붙였다.
하지만 FIFA의 입장은 흔들리지 않았다. 인판티노 회장은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FIFA 총회에서 “이란은 당연히 2026 월드컵에 참가한다. 그리고 미국에서 경기를 치른다”고 못 박았다. 그는 “우리는 사람들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축구는 세계를 연결한다”고 강조하며 정치적 갈등과 별개로 대회 일정은 유지돼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한발 물러섰다. 그는 “잔니는 훌륭한 사람이고 내 친구다. 그가 그 문제를 이야기했고, 나는 원하는 대로 하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들을 받아들여도 되고, 아니어도 된다. 아마 좋은 팀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말한 뒤 “정말 좋은 팀인가? 사실 잘 모르겠다”고 덧붙이며 특유의 농담 섞인 반응을 보였다.
이란은 이번 대회 G조에서 뉴질랜드, 벨기에, 이집트와 경쟁한다. 첫 경기는 현지시간 6월 1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뉴질랜드전이다. 한국시간으로는 6월 16일이다. 또 미국이 D조, 이란이 G조에서 각각 2위로 32강에 오를 경우 양 팀은 댈러스에서 맞붙을 가능성도 있다.
물론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로이터는 이란축구협회 관계자들의 캐나다 입국 문제가 FIFA 총회 불참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선수단의 출전은 허용되더라도 일부 관계자와 지원 인력의 비자 문제는 대회 준비 과정에서 계속 변수로 남을 수 있다.
그래도 결론은 하나다. 이란은 빠지지 않는다. 정치가 흔든 월드컵 무대에서 FIFA와 미국 정부가 결국 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제 남은 것은 외교전이 아니라 축구다. 이란이 미국 땅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 그리고 혹시 모를 미국과의 맞대결이 성사될지 전 세계의 시선이 북중미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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