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훈 FC안양 감독 © News1 안영준 기자
돌고돌아 프로축구 K리그1 감독으로 맞대결을 벌이게 된 이영민 부천FC 감독과 유병훈 FC안양 감독이 "매주 통화하며 축구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지만 이번 주는 서로 연락도 안 했다"면서 총력전을 예고했다.
안양과 부천은 2일 오후 7시 안양종합운동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6 11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K리그2 시절부터 진한 라이벌리즘이 있던 두 팀은 서로를 넘어야 상위권 도약을 바라볼 수 있다.
두 팀의 맞대결은 양 팀 사령탑의 묘한 사이로도 관심을 모은다.
둘은 동료 선수로, 선수와 코치 사제지간으로, 동료 코치로, 감독대행과 코치로 20년의 세월 동안 내공을 쌓았다.
세 살 터울의 이영민과 유병훈의 인연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프로축구에 2부리그가 없던 시절, 둘은 내셔널리그 고양KB국민은행에서 선수로 한솥밥을 먹었다. 이후 2007년 선배 이영민이 선수를 은퇴하고 같은 팀 코치로 부임하면서, 이영민과 유병훈은 사제 관계가 됐다. 이어 2010년엔 유병훈도 은퇴, 역시 이 팀의 코치로 들어와 둘은 지도자로 호흡을 맞췄다.
인연은 K리그2 출범과 함께 안양에서 계속 이어졌다. KB국민은행 선수단 대부분이 승계된 안양에서 둘은 처음으로 프로축구 소속 지도자가 됐다. 이후 이영민이 안양 감독대행, 유병훈이 안양 코치가 돼 감독과 코치 관계가 되기도 했던 둘은 잠시 각자의 길을 걸었다.
이영민 감독이 안산 그리너스 코치, 감독대행, 중국 여자 U19 코치를 거쳐 2021년 부천 사령탑에 올랐고, 유병훈은 아산 무궁화 수석코치, 서울 이랜드 코치, 한국 U19 대표팀 코치, 안양 수석코치 등을 거쳐 2024년 안양 감독이 됐다.
둘의 공통점은 모두 여러 팀에서 밑바닥부터 긴 시간 내공을 쌓으며 '준비된 지도자'가 됐다는 점이고, 그러면서도 정작 K리그1은 입성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유병훈호 안양' 2024년 K리그2 우승을 차지, 구단의 창단 첫 승격을 이끌며 먼저 K리그1에 진출했다. 이어 지난해엔 '이영민호 부천'이 승격하며 올해 K리그1에서 역사적인 맞대결이 펼쳐지게 됐다.
유병훈 감독은 "스승으로 모셨던 분과 K리그1에서 맞대결을 펼친다는 게 특별하다. 이런 날이 올 줄은 상상으로도 마주하지 못했다. 평소엔 매주 전화해 독일 분데스리가 쾰른 경기가 어떻고, 프랑크푸르트 경기가 어떻고 이야기를 나눈다"면서 막역한 사이임을 강조한 뒤 "하지만 이번 맞대결을 앞두고는 서로 연락하지 않았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중요한 승부를 앞둔 만큼, 둘은 냉정하게 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유병훈 감독은 "함께했던 시간이 워낙 길다. 이영민 감독님이 어떻게 준비할지 흐름은 알고 있다. '안양 맞춤형' 준비를 하셨을 것"이라면서 "묘수를 준비했을 텐데 나는 그 묘수를 대처하기 위해 파고들어야 한다. 부천이 속공이 좋기 때문에 중원 숫자를 많이 배치하고 중앙을 내주지 않도록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가 끝난 뒤엔, 다시 예전처럼 서로 전화하고 편하게 축구 이야기를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민 부천FC 감독© News1 안영준 기자
이영민 감독도 '후배'이자 'K리그1 선배'인 유병훈 감독과의 맞대결을 고대하면서도, 냉정하게 경기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영민 감독은 "서로 부담스러워서 전화는 하지 않았다. 아무리 친하더라도 지고 싶지 않은 마음은 서로 마찬가지기 때문"이라며 연락하지 못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안양은 시민구단들이 본받아야 한다. 팀 운영과 선수 영입 등을 잘했기 때문에 승격했고 또 잔류도 했다. (승격 후배로서) 안양을 모범사례로 삼고 따라가야 한다"며 후배의 성과에 대한 존경심도 숨기지 않았다.
또한 이영민 감독은 "유병훈 감독은 연구도 많이 하고 전술적으로 준비도 잘 한다. 그래서 늘 발전한다. 그런 유 감독을 보면서 나도 더 노력해야 한다고 느낀다. 서로 경쟁하면서 함께 성장하고 있다"며 흐뭇하게 미소 지었다.
오늘 경기에 대해서는 "안양의 전환 속도가 좋기 때문에 이에 잘 대처하는 게 중요하다. 또한 지난 경기에서 우리 선수들이 자신감 있게 못 했기 때문에, 오늘은 '우리 것'을 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두 팀은 라이벌전인 이번 맞대결 외에, 3일 뒤 또 다른 빅매치를 앞두고 있다.
안양은 FC서울, 부천은 제주SK와 만나는데 모두 연고지 이전으로 읽힌 묘한 관계다.
이영민 감독은 "오늘 안 좋은 흐름이 생기면 다음 경기까지 영향이 갈 수 있다. 경기 간격이 짧고 제주전도 물론 중요하지만, 분위기 반전을 위해 오늘 100%를 쏟아부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유병훈 감독도 "부상 여파의 권경원을 벤치로 돌린 것 외에 최정예로 부천전에 나간다"고 했다.
tre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