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2년 차 외야수 박재현(20)이 1번 타자로 자리를 잡은 데 이어, 육성선수 출신 내야수 박상준(25)까지 1군 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여기에 2024년 한국시리즈 우승 핵심 멤버였던 좌완 곽도규(22)가 팔꿈치 수술 후 1년 만에 마운드에 복귀했다. KIA의 상위권 도약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KIA타이거즈 박재현. 사진=KIA타이거즈
올 시즌 KIA에서 가장 뜨거운 이름은 단연 박재현이다. 인천고를 졸업하고 2025년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25순위로 입단한 그는 지난해 데뷔 시즌 타율 0.081에 그치며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2년 차인 올해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41경기에서 타율 0.333(141타수 47안타) 7홈런 26타점 10도루를 기록 중이다. 타격 부문 8위에 이름을 올렸다. OPS(출루율+장타율)는 0.914에 달한다.
박재현의 등장은 KIA의 가장 큰 고민이었던 1번 타자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KIA는 지난 시즌 리드오프를 맡았던 박찬호가 최대 80억원 규모의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두산 베어스로 이적하면서 타선 상단에 공백이 생겼다. 개막 후 김호령, 고종욱, 아시아쿼터 선수 제리드 데일 등을 번갈아 기용했지만 만족스러운 답을 찾지 못했다.
그런데 빈자리를 박재현이 채웠다. 1번 타순에서의 성적은 오히려 더 좋다. 타율 0.340 7홈런 19타점을 기록 중이다. 5월 들어서는 16경기에서 타율 0.394, 6홈런, 17타점으로 더욱 뜨거운 활약이다. 지난 17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6타수 5안타 4득점 2도루를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연봉 5000만원의 박재현이 80억원짜리 선수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KIA 팬들에게는 통쾌한 반전이다. 빠른 발과 적극적인 주루장타력까지 갖춘 박재현은 장기적으로 KIA의 리드오프이자 중견수를 책임질 간판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KIA타이거즈 박상준. 사진=KIA타이거즈
반전은 박상준의 가능성을 발견한 이범호 감독이 지난해 11월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 그를 데려가면서 시작됐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21경기 타율 0.394, 6홈런, 28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가능성을 입증한 박상준은 지난달 초 처음으로 1군에 콜업됐다.
초반 적응 기간(7경기 타율 0.176)을 거쳐 잠시 2군으로 내려갔지만, 이달 8일 재콜업 이후 완전히 다른 타자가 됐다. 5월 8경기에서 타율 0.393(28타수 11안타), 장타율 0.607, 출루율 0.452를 기록 중이다.
19일 LG전에서는 6타수 3안타 1홈런 1타점을 몰아치며 프로 데뷔 첫 홈런을 쏘아올렸다. 비거리 135m짜리 대형 홈런이었다. 이 안타는 KIA 구단 통산 5만1000번째 안타이기도 했다.
이범호 감독은 좌투좌타인 박상준을 우투수 상대 플래툰으로 기용하고 있다. 자신감을 쌓게 해주려는 전략이다. 우투수 상대 타율 0.375로 1군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는 만큼 활용 폭은 점차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좌투수 상대 타율(0.091)은 과제로 남아 있다.
마운드에도 희소식이 전해졌다. 2024년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 핵심 불펜으로 활약했던 ‘좌승사자’ 곽도규가 19일 LG전 8회에 등판하며 1년 만에 1군 마운드에 복귀했다. 최고 구속 147㎞ 직구를 앞세워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건재함을 알렸다.
곽도규는 지난해 4월 왼쪽 팔꿈치 내측측부인대(UCL) 재건 수술, 이른바 ‘토미 존 수술’을 받고 긴 재활 과정을 거쳤다. 그의 복귀는 KIA 불펜 전력에 상당한 보강 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올 시즌 KIA는 중간 계투와 마무리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시즌 중 마무리를 정해영에서 성영탁으로 교체하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검증된 좌완 곽도규의 합류는 팀 전체 운영에 숨통을 틔워줄 수 있다.
KIA타이거즈 곽도규. 사진=KIA타이거즈
낙관만 하기엔 이른 측면도 있다. 19일 경기에서 박재현이 스윙 과정에서 우측 어깨 근육통을 호소하며 교체됐다. 구단 측은 가벼운 증상이라고 밝혔지만 아직 풀시즌을 소화한 적이 없는 박재현의 건강 관리는 남은 시즌 최우선 과제임에 틀림없다. 간판 김도영 역시 지난해 세 차례나 햄스트링 부상을 겪은 전력이 있어, 주전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박재현과 박상준이 상위 타순을 이끌고, 곽도규가 불펜을 든든히 책임진다. KIA의 후반기 청사진을 한층 선명하게 만드는 그림이다. 승률 5할을 넘어선 KIA의 올 시즌 가을야구 복귀 여부는 ‘젊은 호랑이’들의 활약에 달려있다고 해도 틀리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