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진.(사진=대한골프협회 제공)
박서진은 올해 3월 대만 아마추어선수권과 4월 네이버스컵 3개국 국가대표 친선경기서 우승하는 등 올해 5개 대회에서 2승을 거뒀고 6위 밖으로도 벗어난 적이 없을 정도로 꾸준한 성적을 내며 대한골프협회(KGA) 랭킹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번 대회가 열린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은 올해 매우 까다로운 코스 세팅으로 선수들을 괴롭히고 있다. 페어웨이 폭이 12m 안팎에 불과할 정도로 좁고, 깊고 질긴 러프와 빠른 그린까지 더해져 정교한 샷을 요구한다.
36홀 합계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도 세 명에 불과할 만큼 난도 높은 코스에서 이틀 동안 3타를 잃는 데 그친 박서진은 “첫날과 둘째 날 모두 페어웨이 안착이 3개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며 “좋은 샷이 페어웨이를 벗어나더라도 받아들이고 다음 샷에 집중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박서진의 골프 인생은 미국에서 시작됐다. 돌이 지난 뒤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7세 무렵 플로리다에서 처음 골프채를 잡았다.
특히 최근 어린이와 입문자를 위해 마련된 ‘스내그 골프(SNAG Golf)’처럼 박서진에게도 골프의 첫 기억은 유쾌한 놀이였다. 스내그 골프가 안전한 교구를 통해 골프를 어렵고 지루한 스포츠가 아닌 ‘즐거운 게임’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것처럼, 박서진 역시 미국 코스에서 잔디를 밟고 뛰어놀며 골프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체득했다.
한국에 돌아온 뒤에도 골프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고 선수로의 길을 묵묵히 걸었다. 특히 초등학교 4학년 무렵 우연히 일본에서 열린 스내그 골프 한일 대항전에 출전해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골프에 대한 흥미를 이어갔다.
제1회 이희건 한일교류재단배 한일스내그골프교류전 국가대표선발전 참가 전 연습하고 있는 박서진.(사진=바이스앤 제공)
박서진은 중학교 3학년 시절 폭발적인 활약으로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국가대표가 된 이후 남모를 성장통을 겪었다. 국가대표를 지켜야 한다는 강한 압박감 탓에 우승 문턱에서 여러 차례 아쉬움을 남겼다.
그는 “대표팀이되고 나서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정말 컸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시련은 약이 됐다. 지난해 상비군 시절을 거치며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배웠고, 그때 쌓은 멘털적 자산이 올해 다시 국가대표 랭킹 1위로 올라서는 든든한 발판이 됐다. 이번 대회에서도 까다로운 코스 조건 속에서 타수를 잃지 않고 버틴 비결 열히 정교해진 퍼트 감각과 흔들리지 않는 평정심 덕분이었다.
오는 10월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프로 전향을 앞두고 있는 박서진에게 남은 아마추어 대회들은 하나하나 소중한 작별 인사와 같다. 그가 가장 욕심내는 타이틀은 최등규배 매경 아마추어 골프선수권대회 3회 우승이다.
가장 큰 이정표는 역시 아시안게임이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단체전에서 아쉽게 우승을 놓친 박서진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단체전 금메달을 반드시 따내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그는 “각자가 개인전이라 생각하고 자신만의 플레이에 집중할 때 비로소 최고의 팀 워크와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이번 한국여자오픈의 남은 라운드 목표는 ‘톱10’ 진입이다. 더불어 아직 이번 대회에서 나오지 않은 파3홀 홀인원을 기록해 부상으로 걸린 자동차를 부모님께 선물하고 싶다며 10대 다운 순수한 미소를 지어보이기도 했다.
박서진은 프로 선배들과 경기하며 기술적인 부분은 물론 상대를 대하는 태도와 멘털도 끊임없이 흡수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번 대회 챔피언스 디너 때 신지애 선수가 ‘편한 선배는 못 돼주더라도 힘들 때 찾아올 수 있는 좋은 선배가 되겠다’는 말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또 이번 대회에서 함께 경기한 우선화 선수의 철저한 자기관리와 프로다운 모습에도 깊은 존경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한국 무대에서 차근차근 실력을 다진 뒤 최종적으로는 LPGA 투어에 진출에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는 것에 제 골프 인생 최종 목표입니다. 먼 훗날, 저 역시 후배들이 힘들 때 언제든 찾아와 기댈 수 있는 멋진 선배가 되고 싶습니다.”
파이팅 포즈 취하는 박서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