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손찬익 기자] "저는 마무리 투수가 되기 위해 태어났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우완 기대주 박권후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담겨 있었다. 아직 육성선수 신분이다. 등번호도 160번이다. 하지만 언젠가 삼성의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책임지는 투수가 되겠다는 꿈만큼은 누구보다 선명했다.
전주고를 졸업한 뒤 2023년 삼성의 2차 2라운드 지명을 받은 박권후는 입단 당시부터 큰 기대를 받았다. 데뷔 첫해 1군 4경기에 등판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했고, 박진만 감독은 "중간 투수로 경험을 쌓으면 좋은 재목이 될 것"이라며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구단의 기대도 남달랐다. 박권후는 2023년 11월 좌완 이승현, 포수 이병헌과 함께 호주프로야구리그(ABL) 애들레이드 자이언츠에 파견돼 경험을 쌓았다.
![[OSEN=경산, 이석우 기자] 삼성 라이온즈 박권후 046 2023.04.23 / foto0307@osen.co.kr](https://file.osen.co.kr/article/2026/06/23/202606231506772874_6a3a26af38eba.jpg)
하지만 성장의 시간을 잠시 멈춰야 했다. 병역 의무를 위해 입대한 그는 육군 5사단에서 복무한 뒤 지난달 25일 전역했다.
군 생활 중에도 야구를 놓지 않았다. 박권후는 "운 좋게 부대에 고등학교 포수 출신 친구가 있었다. 함께 연병장에서 캐치볼과 롱토스를 하고 풋살장에서 피칭도 했다"고 말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체격이었다. 입대 전 70kg 중후반대였던 몸무게는 92kg까지 늘었다. 그는 "주변에서도 몸이 정말 좋아졌다고 하신다. 군대에서 잘 먹고 웨이트트레이닝을 열심히 하면서 몸을 키웠다"며 "예전에는 무게를 많이 들지 못했는데 지금은 힘이 붙었다는 게 느껴진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복귀 후 가장 크게 느낀 변화는 삼성 투수진의 경쟁력이었다. 박권후는 "군대에 있을 때 동료들과 통화하면서 팀 상황을 많이 물어봤다. 평균 140km대 후반에서 150km를 던진다고 하더라"며 "저는 저만의 무기로 승부하겠다"고 말했다.
입단 동기 이호성의 활약도 큰 자극이 됐다. 그는 "호성이가 던지는 걸 보면 정말 기분이 좋았다. 한편으로는 저도 빨리 가서 던지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며 "하지만 마음만 앞서면 될 것도 안 된다. 기회가 왔을 때 잘할 수 있도록 이를 악물고 준비했다"고 말했다.
![[OSEN=대구, 조은정 기자]](https://file.osen.co.kr/article/2026/06/23/202606231506772874_6a3a26af9ab16.jpg)
박권후는 군 생활은 야구뿐 아니라 생각도 바꿔놓았다고 돌아봤다. "입대 전에는 한 경기에서 못 던지면 그 장면이 계속 머릿속에 남았다. 그런데 군대를 다녀오면서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며 "1군에서 못하면 퓨처스에서 다시 준비하면 된다. 또 기회가 올 수 있다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
전역 후 육성선수로 전환된 그는 현재 등번호 160번을 달고 있다. "확대 엔트리가 시행되면 두 자릿수 등번호를 달고 싶은 마음은 있다"고 웃은 그는 "하지만 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내년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면 더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박권후는 삼성에 9년 만에 복귀한 최형우와의 특별한 인연도 공개했다. 그는 "진북초등학교 시절 최형우 선배님이 학교에 오셔서 피칭 머신을 기증해주셨다. 선수들과 달리기 시합도 했는데 '나를 이기면 고기를 사주겠다'고 하셨다"며 "후배들을 챙겨주시려고 일부러 천천히 뛰셨던 기억이 난다"고 웃었다. 이어 "다시 뵙게 된다면 꼭 폴더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OSEN=경산, 이석우 기자] 삼성 라이온즈 박권후 054 2023.04.23 / foto0307@osen.co.kr](https://file.osen.co.kr/article/2026/06/23/202606231506772874_6a3a26b02ab6b.jpg)
박권후의 꿈은 분명했다. 그는 "저는 마무리 투수가 되기 위해 태어났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누구에게 관심받을 때 야구가 더 잘 된다. 팀 승리를 지킨 뒤 마운드에서 세리머니하는 상상을 하며 운동하기도 한다"고 웃어 보였다.
상상만 하는 것은 아니다. 직구, 슬라이더, 포크볼을 주무기로 삼는 그는 최근 커브 연마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박권후는 "완급 조절을 위해 커브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150km를 던지는 것도 좋지만 140km대 중후반을 던져도 제구가 좋은 투수가 더 오래 살아남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커브를 더 다듬고 제구를 가다듬어 1군에 올라가게 되면 보여드릴 세리머니도 몰래 준비해뒀다"며 활짝 웃었다.
등번호는 아직 160번이다. 하지만 박권후의 시선은 이미 삼성의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향해 있었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