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레이=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이른 아침부터 40여km를 달렸다. 건물이 빽빽하던 차창 밖 모습은 어느새 하늘 아래 풀, 나무만 보였다. 마치 과거 컴퓨터 바탕화면 같은 풍경 속 가끔 방목돼 풀을 뜯어 먹는 소들이 보였다. 그러던 중 녹색 표지판에 ‘KIA’라고 적힌 글귀가 기아 멕시코에 왔다는 걸 알렸다.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몬테레이 인근 페스케리아의 기아 멕시코는 그렇게 약 6900평 규모의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2015년 설립된 기아 멕시코 법인은 현대차그룹의 해외법인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한 곳 중 하나다. 2020년 누적 생산 100만 대를 시작으로 2024년에는 200만 대를 생산하며 현지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몬테레이 인근 페스케리아에 있는 기아 멕시코의 전경. (사진=기아 멕시코)
기아 멕시코 공장 내부 판넬 보관장의 모습. (사진=기아 멕시코)
차량 생산의 뼈대인 프레스 공정에서는 기계가 바쁘게 차체를 찍고 있었다. 프레스 공정은 두 개 라인으로 구성돼 자동차 외판을 이루는 대물 판넬을 생산했다. 거대한 철판을 자르고 누르며 자동차의 뼈대를 만들었다. 강한 압력으로 순식간에 매끄러운 차체 외관을 찍어냈다.
생산한 판넬은 라인·차종별로 깔끔하게 구분돼 배치됐다. 이후 프레스 오퍼레이터가 모니터를 통해 공정상 문제가 없었는지 살펴봤다. 또 스마트 워크 시스템을 통해 재고 수량 등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며 작업을 도왔다.
가장 강조하는 건 역시나 안전이다. 프레스 공정의 조병현 책임 매니저는 “주로 작업하는 판넬이 상당히 날카로워서 안전을 최우선으로 강조한다”며 “항상 안전 교육을 하고, 현재 무사고 7주년으로 지역 신문에 소개되기도 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차체 공정에서는 TV를 통해 흔히 봤던 모습이 펼쳐졌다. 거대한 자동화 로봇들이 사방에서 불꽃을 튀기며 일사불란하게 차체를 용접했다. 마치 영화 ‘아이언맨’에서 주인공의 수트를 조립해 주던 로봇이 떠올랐다. 한편으로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며 경이로움과 함께 ‘정말 지능을 갖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묘한 감정마저 들었다.
차체 공정의 강형구 책임 매니저는 “차체 공정은 자동화 라인으로 375대의 로봇이 있다”며 “자동차 외형 용접의 자동화율 100%, 로딩 자동화율은 25%”라고 설명했다.
도장 공정은 청결한 환경을 유지해야 하는 특성상 내부까지 들어가 볼 순 없었다. 하지만 외부 스크린을 통해 꼼꼼하고 밀도 있게 진행되는 도색 작업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과정 역시 로봇이 활용돼 오차 없는 작업이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의장 공정에서 눈에 띈 건 효율성의 극대화였다. 기아 멕시코는 원키트 시스템으로 작업자의 오류를 줄인다. 도장 공정에서 넘어온 차체가 레일을 타고 내려오면 원키트 파킹장에서 해당 차량에 맞는 부품들이 자동으로 매칭된다. 작업자는 부품을 고를 필요 없이 그대로 조립만 하면 된다.
의장 공정의 류정용 책임 매니저는 “원키트 시스템으로 부품이 섞이는 가능성을 차단하고 라인 주변도 깔끔하게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범퍼 등 대형 부품은 건물 사이를 잇는 오버 브릿지의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인근 협력 업체에서 바로 공급된다. 여러 공장이 모여 있는 거대한 단지면서도 모든 공정과 부품 이동이 한 몸처럼 움직였다.
조립·감찰 라인에서는 조립자들의 눈빛이 매서웠다. 눈이 부실 정도의 환한 조명 아래서 휠 얼라인먼트와 헤드램프 조정 등 미세한 차이를 발견하고자 높은 집중력을 발휘했다. 류 매니저는 “공정의 마지막 관문은 사인오프 게이트”라며 “조립이나 검사 과정에서 단 하나의 불량이라도 발견되면 이 게이트를 절대 통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시장의 중요한 수출 거점인 기아 멕시코 공장의 생산 라인은 가동이 멈추는 하루 5시간여의 틈에도 유지보수 점검 작업이 진행되며 완벽을 추구했다. 체계적인 로봇의 기술력과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으려는 인간의 조화는 자동차 시장을 넘어 미래 사회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기아 멕시코 직원이 판넬 외관 검사를 하고 있다. (사진=기아 멕시코)
바디 빌드 라인에서 용접 작업이 자동화 공정으로 이뤄지고 있다. (사진=기아 멕시코)
차체에서 사이드 라인으로 자동화 공정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기아 멕시코)
공장 내부의 의장 공정 트림 라인과 원키트 시스템의 모습. (사진=기아 멕시코)
도장 로봇이 페인트 스프레이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기아 멕시코)
의장 공정에서 내·외관 품질 검사를 하고 있다. (사진=기아 멕시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