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박영현. ⓒ News1 권혁준 기자
KT 위즈 박영현(23)은 지난 1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썩 달갑지 않은 '최초'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팀의 승리는 지켰지만 친형 박정현(25)과의 맞대결에서 홈런을 맞아, '형제 대결 피홈런' 최초 사례로 남았기 때문이다.
설욕을 벼른 박영현은 31일 한화전에서 다시 만난 형을 뜬공으로 잡아냈다. 그는 "항상 직구만 던졌는데, 슬라이더를 섞어 던지면서 '심리전'을 걸었다"면서 "이번엔 이겼다"며 웃었다.
박영현은 이날 경기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한화전에서 팀이 5-3으로 앞선 9회초 등판, 1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를 지켰다. 시즌 20세이브(6승)를 수확한 박영현은 2024년(25세이브), 2025년(35세이브)에 이어 3년 연속 20세이브(역대 17번째)를 완성했다.
경기 후 만난 박영현은 "팀의 승리를 먼저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기록은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팀 분위기가 너무 좋은 상황이었고, 이런 중요한 경기에서 세이브를 기록해 기분 좋다"
고 했다.
박영현이 특히 기분 좋은 건 이날 마지막 아웃카운트로 형 박정현을 잡아냈기 때문이다. 박영현은 프로 입단 후 형을 3번 만나 2번의 안타를 맞았고, 특히 마지막 대결에선 홈런을 맞으며 형에게 약한 면모를 보였다. 이번엔 모처럼 동생이 웃었다.
박영현은 "무조건 잡아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지난 경기는 지나갔고 오늘은 오늘이라고 생각했다"면서 "경기 전에 형을 만났을 때도 '절대 안 맞는다'고 했다"고 했다.
KT 위즈 박영현. © 뉴스1 김기남 기자
4구 승부 만에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지만, 박정현의 방망이는 이번에도 매섭게 돌아갔다.
박영현도 "오늘도 형 타이밍이 좋았다. 파울이 됐던 직구도 잘못 던졌으면 홈런을 맞았을 것 같았다"면서 "2볼 1스트라이크에서 (한)승택이형이 직구 사인을 냈는데, 내가 슬라이더를 던진다고 했다. 그래서 결과가 잘 나온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직구 승부보다는 무조건 심리전을 걸어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사적인 자리에서도, 통화할 때도 심리전을 걸고 있다"며 웃었다.
아직 승리의 기쁨을 온전히 누리진 못했다. 승부 이후 형을 만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1일 동생 박영현에게 홈런을 때렸던 한화 박정현. © 뉴스1 김기남 기자
박영현은 "오늘은 아직 얘기를 못 나눴지만 내일 가족이 와서 함께 밥 먹기로 했다. 그때 놀려야겠다"고 했다.
지난해 리그 세이브왕에 올랐던 박영현은 올해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다른 팀의 마무리투수가 흔들리고 교체되는 와중에도, 박영현만은 꿋꿋하다.
그는 "지난해 내용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올해 이를 갈고 준비했다"면서 "WBC 때부터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었고, 제춘모 투수코치님의 조언으로 투구폼을 예전(2023~2024년) 폼으로 바꾸면서 구속도 잘 나오고 있다"고 했다.
박영현의 올 시즌 목표는 36세이브다. 이를 달성하면 KT 구단 역사상 최다 세이브 신기록과 더불어, 박영현 개인 통산 100세이브를 정확히 채울 수 있다.
그는 "롤모델인 오승환 선배님을 따라가기엔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래도 조금씩 더 성장하면서 선배님에 근접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starburyny@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