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6경기 1승에 그치고 있는 한화 이글스. © 뉴스1 김기남 기자
11점을 내도 13점을 내준다. 맥 빠지는 수비로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준다. 후반기 한화 이글스가 보여주는 모습은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한화의 추락이 좀처럼 멈추지 않는 이유다.
한화는 지난 3일 경기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11-13으로 졌다.
이 패배로 한화는 최근 9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한화의 최근 승리는 지난달 21일 LG전으로, 당시 0-9로 뒤지다 대역전극을 일군 바 있다.
한화는 그 승리를 할 당시에도 6연패 중이었다. 다시 말해 최근 치른 16경기에서 단 1승만 따내고 15번을 졌다는 이야기다.
지난해 한화는 전반기를 1위로 마치는 등 LG와 양강 체제를 이룬 팀이었다. 정규시즌 막판 2위로 밀려났지만 한국시리즈까지 올라 준우승의 성과를 냈다.
그랬던 팀이 1년 만에 성적이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준우승팀의 위용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확실한 원투펀치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가 빠진 공백이 크다고 하나 FA 강백호의 영입, 아시아쿼터 외인 왕옌청의 활약, 신인왕 후보인 포수 허인서의 성장 등 플러스 요인도 적지 않았다.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 © 뉴스1 김기남 기자
전반기를 마쳤을 때만 해도 6위로 가을야구 희망을 품을 수 있을 정도였는데, 부진을 거듭하며 9위까지 추락했다. 전반기에만 13연패, 9연패 등 두 번의 장기 연패를 기록했던 SSG에도 순위가 밀렸다.
후반기 한화는 명실상부한 '압도적 최약체'다. 35경기에서 9승1무25패로 승률이 0.265에 불과하다. 한화를 제외하면 후반기 승률이 3할대인 팀조차 없다.
김경문 감독은 최근 부진한 상황을 두고 "타자들의 분발이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타자들이 잘해줘도 이기기 어려운 실정이다.
후반기 한화의 팀 평균자책점은 6.93이다. 경기당 7점에 가까운 실점을 하기 때문에 이기려면 최소 8점 이상을 내야 한다는 의미다. 아무리 타격이 강한 팀이라도 경기당 8점 이상을 내는 건 어렵다.
여기에 최근엔 수비에서의 잦은 실책으로 '추가 실점'까지 보태고 있다.
지난 27일 SSG전에선 이원석, 30일 NC전에선 이도훈이 연달아 평범한 뜬공을 놓치는 실책을 범했다. 2일 KT전에선 유격수 심우준, 중견수 최인호가 경기 초반 실책을 기록하면서 선발투수 류현진의 얼굴이 굳기도 했다.
가뜩이나 투수진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실책까지 더해지면서 부담은 더욱 커진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리 타자들이 분발한들 경기 흐름을 가져오긴 어렵다.
한화 이글스 류현진. © 뉴스1 김진환 기자
한화는 지난 3일엔 '플레잉코치' 이재원을 1군에 불러들이기도 했다. 이재원은 올 시즌 사실상 코치 역할에만 전념하고 있기에, 한화도 정식 등록하지는 않았다.
김경문 감독은 이재원의 1군 동행 배경에 대해 "선수들의 기가 많이 떨어졌다. 선수들 활력 좀 넣어주라는 의미에서 불렀다"고 했다.
베테랑 선수를 통해 선수들의 '멘탈 코치'를 해주라는 의미로 볼 수 있지만, 현재 상황을 타개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화는 KBO리그 최고 인기 팀이다. 올 시즌 홈경기에서 무려 47번의 매진을 기록하며 전체 1위를 달리고 있고, 원정 경기에도 구름 관중이 몰린다.
올 시즌 가장 많은 홈구장 매진을 기록 중인 한화 이글스. © 뉴스1 김기태 기자
지난 3일 9연패를 기록한 경기에서도 한화 원정 팬들은 끝까지 경기장을 지키며 목청 높여 응원했다. 경기가 끝나고 구단 버스에 오르는 선수들의 이름을 연호하고 격려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미 가을야구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기력한 경기력을 보여줘선 안 된다.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고 경기장을 찾는 팬들이 있기 때문이다.
한화가 당장 순위를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적어도 팬들이 납득할 수 있는 경기력과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것이 팬들에게 보여줘야 할 최소한의 예의다.
starburyny@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