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하키 경기.(사진=대한체육회 제공)
황당한 상황은 경기 시작 직전 벌어졌다. 양국 국가 연주 순서에서 장내 아나운서가 한국을 안내했지만 정작 경기장에서는 애국가가 아닌 북한 국가가 흘러나왔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한국 선수들은 가슴에 손을 얹지 못한 채 서로를 바라보거나 주변을 둘러보며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조직위원회는 별다른 조치 없이 곧바로 방글라데시 국가를 연주했다. 한국 선수들은 이후 애국가가 나오기를 기다렸지만 한동안 아무런 음악도 나오지 않았다. 결국 심판진은 더 기다리지 않고 경기를 시작하기로 했다.
더 황당한 장면은 그다음에 나왔다. 양 팀 선수들이 경기 시작을 위해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순간 뒤늦게 애국가가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이미 경기 준비에 들어간 한국 선수들은 제대로 애국가를 부르지도 못한 채 첫 경기를 시작해야 했다.
민 감독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경기 전 벌어진 상황에 대해 “아니, 국제 대회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뜻밖의 사고로 분위기가 흐트러질 법했지만 선수들은 경기에서는 흔들리지 않았다. 1쿼터를 0-0으로 마친 한국은 2쿼터부터 본격적으로 방글라데시 골문을 두드렸다.
배성민(성남시청)이 포문을 열었고 오세용(김해시청), 이강산(인천체육회)이 잇달아 골을 터뜨리며 순식간에 3-0으로 달아났다. 승기를 잡은 한국은 3쿼터 주장 양지훈(김해시청)이 한 골을 보탰고, 4쿼터에는 심재원(김해시청)이 승부에 쐐기를 박으며 5-0 대승을 완성했다.
3년 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한국 남자 하키는 이번 대회에서 다시 메달 사냥에 나선다. 한국은 방글라데시를 비롯해 스리랑카, 인도, 일본, 인도네시아와 A조에 편성됐다. 조별리그에서 2위 안에 들어야 준결승에 진출할 수 있다.
여자 하키대표팀도 첫 단추를 잘 끼웠다. 김용수 감독이 이끄는 여자 대표팀은 같은 장소에서 열린 A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대만을 3-1로 제압했다.
박승애(KT)가 1쿼터와 3쿼터에 한 골씩 터뜨리며 한국의 공격을 이끌었다. 2-0으로 앞선 뒤 대만에 한 골을 내줬지만 3쿼터 막판 안수진(평택시청)이 페널티 코너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해 추격을 뿌리쳤다. 지난 항저우 대회 결승에서 중국에 패해 은메달에 머물렀던 여자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정상 탈환에 도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