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볼 위해 직장도 포기한 이준석, 아시안게임 금메달 따냈다

스포츠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20일, PM 04:40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생업을 접고 아시안게임에 도전한 이준석(27)이 테크볼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어머니가 어려운 살림을 쪼개 마련해준 테이블에서 키운 꿈이 금메달로 이어졌다.

이준석은 20일 일본 나고야 히가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테크볼 남자 단식 결승에서 알리 잘릴 메즈헤르 알레야위(이라크)를 세트스코어 2-0(12-11 12-5)으로 꺾었다.

20일 일본 나고야 히가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테크볼 남자 단식 결승전 한국 이준석과 이라크 알리 자릴 메제르 알엘라야위 경기. 한국 이준석이 1세트 승리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일 일본 나고야 히가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테크볼 남자 단식 결승전 한국 이준석과 이라크 알리 자릴 메제르 알엘라야위 경기. 한국 이준석이 1세트 승리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첫 세트 4점 차 열세를 딛고 역전승을 이룬 뒤 두 번째 세트는 일방적으로 몰아쳐 승리를 확정지었다. 이날 근대5종 여자 개인전 성승민과 남자 단체전에 이은 한국 선수단의 세 번째 금메달이다.

테크볼은 곡선형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축구공을 주고받는 종목이다. 2012년 헝가리에서 만들어졌고, 이번 대회에서 처음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이 됐다. 국내에서는 축구나 족구 선수 출신들이 생업과 운동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 대표팀 주장인 이준석도 여러 갈림길을 거쳤다. 초등학교 때 축구를 시작해 21세까지 선수로 뛰었고, K4리그에서도 활동했다. 이후 족구를 거쳐 테크볼에 입문했다. 대기업 생산직 계약직으로 일하며 정규직 전환을 앞두고 있었지만, 올해 2월 테크볼의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 채택 소식을 듣고 직장을 그만 뒀다.

태극마크를 달았어도 훈련 여건은 넉넉하지 않았다. 대표팀은 진천선수촌에 들어가지 못해 외부에서 훈련했다. 경기도 이천의 실내 구장을 빌리기 전까지는 야외에서 공을 찼다. 장마철에는 비가 오면 테이블을 접었다가 비가 그치면 다시 펴야 했다.

이준석은 지난 4월 사비를 들여 테크볼 강국 헝가리로 건너갔다. 소셜미디어로 현지 선수에게 직접 연락해 개인 지도를 부탁했다. 공에 회전을 거는 기술과 강한 헤더를 배워 자신의 무기로 다듬었다.

이준석은 대회 중 “테크볼을 준비하며 내 인생에서 가장 열심히 살아본 것 같다”며 “축구할 때 이렇게 했으면 어땠을까 싶을 정도”라고 했다. 가장 두려웠던 것은 메달을 따지 못하면 테크볼을 알릴 기회를 놓치고, 자신의 앞날도 막막해질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절박함은 경기력으로 이어졌다. 이준석은 17일 조별리그에서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5전 전승을 거둔데 이어 준결승과 결승까지 무난히 넘기면서 한국 스포츠의 새 역사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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