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서 던지고 테크볼 '올인'…이준석, 최초 금메달 이정표[AG]

스포츠

뉴스1,

2026년 September 20일, PM 04:39

대한민국 이준석이 20일 일본 나고야 히가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테크볼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득점을 올린 후 환호하고 있다. 2026.9.20 © 뉴스1 안은나 기자

그야말로 깜짝 우승이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신생 종목' 테크볼에 출전한 이준석(27)이 한국 테크볼 최초의 금메달리스트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6개월 전, 테크볼과 아시안게임을 위해 생업도 포기하며 모든 걸 쏟은 그의 목에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금메달이 있었다.

이준석은 20일 일본 나고야 히가시 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대회 테크볼 남자 단식 결승에서 알리 자릴 메제르 알렐라야위(이라크)에게 2-0(12-11 12-5)으로 이겼다.

결승 진출로 은메달을 확보, 한국 테크볼 첫 아시안게임 메달을 예약했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우승 후보'로 꼽힌 알렐라야위마저 꺾고 '초대 아시안게임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테크볼 불모지' 한국에서 일궈낸 대단한 성과다.

이번 아시안게임 초반, 이준석은 화제의 주인공이었다. 축구와 족구 선수로 활동한 그는 테크볼을 위해 모든 걸 내려놓았다.

직장운동부에서 일과 운동을 병행하던 이준석은 지난 2월 테크볼이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자, 사직서부터 던졌다. 온전히 테크볼에만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한국 테크볼 사상 첫 국제종합스포츠대회 메달리스트가 된 이준석이 20일 일본 나고야 히가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테크볼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확정짓자 포효하고 있다. 2026.9.20 © 뉴스1 안은나 기자

테크볼을 더 잘하고 싶어 4월 '테크볼 종주국' 헝가리로 단기 유학을 결심했다. 맨땅에 헤딩하는 격이었지만, 열정만큼은 뜨거웠다. 무작정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헝가리에서 내놓으라 하는 테크볼 선수에게 연락, '족집게 과외'를 받기도 했다.

축구와 탁구를 결합하는 테크볼은 국내에서 생소한 스포츠이지만, 이준석의 활약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족구와 유사해 친숙한 게 있으며, 현란하고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에 매료됐다.

국내 테크볼 실업팀이 없다. 테크볼에 대한 인지도도 떨어지고, 진천선수촌에 입촌해 훈련할 수도 없을 정도로 환경이 열악했다.

아시안게임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 앞길이 캄캄해질 수밖에 없다. 친구와 동업 준비도 잠시 멈춰있는 상태다. 불투명한 미래와 경제적 불안에 걱정은 그를 가장 힘들게 했다.

대한민국 이준석이 20일 일본 나고야 히가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테크볼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이라크의 알렐야위와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2026.9.20 © 뉴스1 안은나 기자

그러나 이준석은 아시안게임과 테크볼을 통해 희망을 얻었다. 스스로만 걷는 길이 아니다. 사상 최초의 테크볼 메달을 따면서 열악한 환경에 놓인 테크볼 선수들이 더 좋은 길을 걸을 수 있도록 '토대'를 만들었다.

이준석이 해낸 일은 단순히 금메달 한 개가 아니라 한국 테크볼에 생명을 불어넣은 것이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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