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2연속 동반 노메달 굴욕…2년 뒤 LA 올림픽 전망도 '먹구름'[AG]

스포츠

뉴스1,

2026년 October 02일, AM 05:48

남자 배구 대표팀. (FIVB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아시안게임 2회 연속 남녀 동반 노메달. 한국 배구가 또다시 굴욕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이대로라면 2년 뒤 열리는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전망에도 '먹구름'이 낄 수밖에 없다.

이사나예 라미레스 감독이 이끄는 남자 배구 대표팀은 1일 일본 아이치현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배구 8강에서 이란에 세트 스코어 2-3(23-25 25-18 25-21 20-25 12-15)으로 졌다.

앞서 여자 대표팀 역시 준결승에서 일본, 3·4위전에서 태국에 패해 4위에 그쳤는데 남자 대표팀마저 8강에서 탈락하면서 메달 수확에 실패했다.

이로써 한국 배구는 아시안게임에서 2회 연속 남녀 동반 '노메달'에 그쳤다. 2022 항저우 대회에서도 남녀 대표팀 모두 8강에서 탈락한 바 있다.

한국 배구의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몇 년째 대표팀의 기량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고 이번 대회에서도 크게 달라진 모습은 없었다.

2023년 열린 항저우 대회에서 '노메달'의 충격을 맛본 뒤 한국 배구는 변화를 택했다. 2024년 남자 대표팀에 라미레스 감독, 여자 대표팀에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을 나란히 선임하며 외국인 사령탑 체제를 가동했다.

그러나 감독 교체만으로 대표팀의 경쟁력을 단기간에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았다.

특히 여자 대표팀은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강등되는 등 부진이 이어졌고, 결국 올해 차상현 감독에게 새롭게 지휘봉을 맡겼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반전은 없었다. 여자 대표팀은 일본과 태국을 상대로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완패하면서 아시아 정상권과의 격차를 절감했다.

여자 배구 대표팀. © 뉴스1 김민지 기자

남자 대표팀은 그나마 기대감이 컸다. 아시안게임에 앞서 열린 아시아선수권에서 3위를 차지해 월드컵(구 세계선수권) 출전권을 획득하며 상승세를 탔다.

그러나 아시안게임 조별리그에서 당한 중국전 패배가 뼈아팠다. 조 2위로 밀리면서 8강에서 강호 이란을 만났다. 이란을 상대로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지만 끝내 고비를 넘지 못했다.

더 큰 문제는 한국 배구가 좀처럼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금씩 가능성을 보여준 남자 대표팀은 이번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라미레스 감독과의 계약이 만료된다. 라미레스 감독은 곧바로 국내 프로팀 지휘봉을 잡을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 감독 선임도 중요하지만 대표팀의 중장기적인 밑그림을 그려야 할 시점에 다시 사령탑이 바뀐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감독이 바뀔 때마다 대표팀 운영 방향까지 흔들려서는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여자 대표팀의 상황은 더 답답하다. 김연경과 양효진 등 이른바 '황금 세대'가 국가대표에서 물러난 뒤 세대교체를 진행하고 있지만 좀처럼 전력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

이대로라면 2년 뒤 열리는 LA 올림픽 출전 전망도 어둡다. 아시아선수권에 걸려 있던 직행 티켓 한 장은 이미 놓쳤고 앞으로 국제대회에서 성적을 내 세계랭킹을 끌어올려야 한다.

남자 대표팀은 내년 열리는 월드컵 출전권을 확보했지만 세계 강호들과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여자 대표팀은 월드컵 출전권마저 따내지 못했다.

여자 배구 대표팀 이다현. © 뉴스1 김민지 기자

이번 아시안게임을 마친 여자 대표팀의 이다현은 한국 배구의 현실을 냉정하게 짚었다.

이다현은 "메달을 따려면 강팀(일본·중국·태국) 중 한 팀을 잡아야 하는데 지금은 그러기엔 격차가 많이 벌어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한 해, 한 해만 봤던 것 같다. 매년 이기는 것에만 초점을 뒀던 것 같다"면서 "경기력을 향상할 수 있는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간과해서는 안 될 뼈아픈 지적이다. 코트에서 직접 뛰는 선수들조차 눈앞의 대회와 성적만 바라보는 방식으로는 한국 배구의 경쟁력을 되살리기 어렵다는 점을 체감하고 있다.

한국 배구에 필요한 것은 단순한 사령탑 교체가 아니다. 당장 눈앞의 대회와 성적만 바라봐서는 해법을 찾기 어렵다. 현재의 전력을 냉정하게 진단하고 유망주 발굴과 육성, 세대교체, 국제대회 경험 축적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중장기적인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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