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엔 버추얼 태권도, 오후엔 겨루기…고생 끝에 따낸 동메달[AG]

스포츠

뉴스1,

2026년 October 03일, AM 05:55

대한민국 안향식이 2일 일본 도요하시 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태권도 겨루기 남자 -58kg급 준결승 카자흐스탄 타미를란 틀레울레스과 맞대결에서 패배를 당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2026.10.2 © 뉴스1 김도우 기자


태권도 국가대표 안향식(22·용인대)은 처음 출전한 아시안게임에서 바쁜 하루를 보냈다. 오전에는 버추얼 태권도에 출전했고, 오후에는 겨루기 종목에 나선 그에게 돌아온 건 동메달 한 개였다.

아쉬움이 남을 수 있는 성적이지만, 동메달은 하루 종일 태권도 경기만 한 안향식을 위한 값진 선물이기도 했다.

안향식은 2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태권도 겨루기 남자 58㎏급에서 동메달을 따낸 뒤 "오전엔 버추얼 태권도를 하고, 오후엔 겨루기를 해서 아주 피곤하다. 그래도 이렇게 값진 동메달을 따서 힘든 순간이 다 잊힌 것 같다"고 밝혔다.

보통 태권도 선수는 국제종합스포츠대회에서 자기 체급 경기만 치러왔다. 그러나 이번 아시안게임에 버추얼 태권도가 도입되면서 '2관왕' 달성 기회가 생겼다.

안향식은 한국 태권도대표팀 내에서 진행한 버추얼 태권도 선발전에서 승리, 출전권을 따냈다. 두 종목 모두 입상을 목표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구슬땀을 흘렸다.

다만 첫 도전은 만족스러운 성과를 내지 못했다. 안향식은 먼저 출전한 버추얼 태권도에서 '여성 선수' 쩌우응옥뚜옛상(베트남)에게 1-2로 패배, 한 판 만에 탈락했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다리에 부착한 센서가 흘러내려 발차기가 의도한 방향으로 나가지 않는 등 장비 문제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안향식은 "센서가 계속 흘러내려서 발차기가 일직선으로 가지 않고 오른쪽으로 빗나갔다"고 아쉬워했다.

숨을 돌릴 틈도 없었다. 버추얼 태권도를 마친 안향식은 랜덤 계체 대상자가 돼 체중을 측정해야 했다.

대한민국 안향식이 2일 일본 도요하시 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태권도 겨루기 남자 -58kg급 준결승 카자흐스탄 타미를란 틀레울레스과 맞대결을 하고 있다. 2026.10.2 © 뉴스1 김도우 기자


이후 그는 겨루기 58㎏급에 나서 16강과 8강을 가볍게 통과, 금메달까지 바라봤으나 4강에서 타미르란 틀레울레스(카자흐스탄)와 접전 끝에 석패했다.

안향식은 1라운드와 3라운드에서 모두 동점을 기록하고도 기술 난도 우세에서 밀려 결승 진출이 무산됐다. 특히 3라운드 막판 5-3으로 앞서다가 석연치 않은 판정 속에 상대의 몸통 공격을 허용한 게 뼈아팠다.

분해도 패배를 겸허히 수용했다. 안향식은 "판정은 심판의 재량이기 때문에 저는 받아들인다"며 "끝난 건 되돌릴 수 없다. 다음 대회를 더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다른 경쟁 선수보다 강행군을 치렀지만, 핑계를 대지 않았다. '오전 버추얼 태권도를 뛴 뒤 곧바로 오후 겨루기에 출전한 게 영향을 미쳤는가'는 질문에 안향식은 "그런 건 다 핑계라고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오히려 버추얼 태권도를 통해 새로운 재미를 느꼈다고 했다. 그는 "가상현실(VR) 헤드셋을 착용하면 실제로 겨루기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났다. 색다른 경험이고, 또 즐겁게 했다"며 "계속 이렇게 아시안게임, 올림픽 등에서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다면 훨씬 많이 발전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시안게임 동메달에 대한 가치를 묻자, 그는 "새벽부터 야간까지 이어온 훈련을 해 온 내 노력의 가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림픽 1등을 목표로 뒤처지지 않고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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