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손흥민이 교체 후 필드를 나가며 모레노 감독의 격려를 받고 있다. 2026.10.6 © 뉴스1 김영운 기자
축구대표팀 내부 갈등과 일부 선수들의 은퇴설을 둘러싼 논란에 전문가들도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선수들 간 소통과 양보 없이는 갈등을 봉합하기 어렵다며, 자연스러운 세대교체와 선수단 내부의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축구대표팀은 경기 결과와 내용뿐 아니라 선수단 내부에서 불거진 잡음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손흥민(LA 갤럭시)을 비롯한 베테랑 선수들과 일부 선수 사이에 갈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이 과정에서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희찬(샬케04), 황인범(포르투) 등의 국가대표 은퇴설까지 불거졌다.
축구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일부 선수들은 손흥민의 주장직 유지와 리더십에 불만을 갖고 있으며, 월드컵 당시 '인터뷰 보이콧' 논란 등을 거치며 쌓인 갈등이 최근 A매치 4연전을 계기로 표면화됐다는 분석이다.
이후 은퇴설에 휩싸였던 세 선수 모두 대표팀 은퇴 의사가 없다고 밝히면서 논란은 일단 진정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선수단 내부의 갈등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팀은 오는 11월 A매치 2연전과 2027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등 중요한 일정을 앞두고 있어 선수단의 신뢰 회복과 갈등 봉합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6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에서 승리한 한국 선수들이 팬들에게 감사인사를 하고 있다. 2026.10.6 © 뉴스1 김명섭 기자
"선수 간 희생과 양보 절실…세대교체 과정 중요"
김대길 축구 해설위원은 "오래전부터 쉬쉬했던 문제가 월드컵에서의 부진과 이번 4연전을 통해 더 불거지고 말았다"며 "축구는 개인 종목이 아니라 단체 종목이다. 가장 중요한 게 팀워크인데 현재 우리 대표팀에 이런 큰 문제가 생겼다는 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단 내분은 월드컵 한참 전부터 있었고, 그게 월드컵에서도 분명 걸림돌이 됐다"면서 "팀이라는 건 분위기가 다소 안 좋더라도 결과가 좋으면 힘을 받을 수 있는데, 월드컵에서마저 결과가 좋지 않으면서 안에서부터 하나둘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김 위원은 문제 해결을 위해 선수들 간 소통과 양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수들의 희생과 양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라며 "결국 이것이 세대교체인데, 잡음이나 불만 없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진행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어렵지만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대표팀의 상황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해결책을 찾기는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김 위원은 "현재 감독이 임시 사령탑이라 당장 세대교체를 진행하기도 쉽지 않다"며 "1~2년 이상 팀을 이끄는 감독이 새로운 선수들을 끌어올리고, 그 기간 베테랑들이 버텨주면서 세대교체를 해야 하는데 지금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장 중요한 아시안컵도 앞두고 있는데 내부 문제를 그때까지 해결할 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총체적 난국"이라고 우려했다.
6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에서 승리한 한국 선수들이 팬들에게 감사 인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10.6 © 뉴스1 김명섭 기자
"손흥민, 주장 내려놓고 후배 지원하는 역할도 필요"
김학범 전 제주SK 감독은 대표팀의 갈등을 풀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손흥민의 역할 변화를 조심스럽게 제안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손흥민과 함께 금메달을 일궈낸 김 감독은 "지금 이 문제는 누가 감독으로 오거나 어떤 선수가 더 들어온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손흥민이 스스로 주장을 내려놓고 뒤에서 후배들을 도우며 함께 가겠다는 마음을 가져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장직을 내려놓는다고 해서 대표팀을 그만하라는 게 아니다. 이 시기에는 대표팀에서 주장 외에 다른 할 일도 있다"면서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손흥민 이전 주장인 기성용(포항) 등도 그렇게 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월드컵 당시에도 주장직 변화를 둘러싼 고민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 홍명보 감독도 그 문제로 고심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며 "손흥민 외에도 김민재 등 1996년생 선수들이 충분히 성장했고 팀 내 영향력도 갖고 있다. 주장을 바꾸려고 했을 때 여론이 좋지 않아 결국 그대로 갔는데, 그게 월드컵에서도 문제가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누군가 손흥민의 주장 완장을 빼앗는다면 팬들 사이에서 여러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스스로 내려놓는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주장직 변화가 손흥민의 대표팀 은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손흥민은 여전히 좋은 선수다. 주장을 내려놓고 뒤에서 후배들을 지원하는 역할로 대표팀과 함께한다면 한국 축구가 다시 일어설 시간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표팀 최다 골(59골)도 달성했으니 이제는 조금 더 부담을 덜어낼 수 있다"며 "충분히 주장을 맡을 수 있는 후배들이 있다. 자연스럽게 다음 세대로 역할이 넘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견해를 밝혔다.
6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2대0 승리를 거둔 대한민국 선수들과 김민재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6.10.6 © 뉴스1 김영운 기자
"언론 통한 공방보다 허심탄회한 소통이 우선"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축구인은 선수들 간 직접적인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로 언론을 통해 입장을 드러내기보다 당사자들이 허심탄회하게 소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도 "다만 현재 상황을 보면 갈등의 골이 상당히 깊어진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팀 내부의 소통과 리더십 문제는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며 "'2701호 사건'과 '탁구 다툼 사건' 등 크고 작은 논란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상황을 수습하는 데 그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4연전을 계기로 그동안 외부에 잘 드러나지 않았던 선수단 내부의 갈등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며 "특정 선수에게 책임을 돌리기보다는 선수단 전체가 문제를 직시하고 서로 이해하며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대표팀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선수들 간 양보와 소통뿐 아니라 대한축구협회와 코칭스태프의 적극적인 역할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주장직이나 세대교체 문제를 특정 선수 개인의 선택에만 맡기기보다 선수단 전체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2027 아시안컵까지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대표팀이 경기장 안에서 다시 하나의 팀으로 뭉치기 위해서는 승패를 떠나 선수단 내부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tre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