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박성현은 한때 한국과 미국 무대를 차례로 평정했던 여자골프의 대표적인 스타다. 2014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데뷔한 뒤 2015년 3승, 2016년 7승을 거뒀다. 2017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진출해서도 2019년까지 통산 7승을 쌓고 세계랭킹 1위까지 올랐다.
하지만 2020년부터 부상 등이 겹치며 긴 부진에 빠졌다. 올해도 LPGA 투어 4개 대회에서 공동 42위가 최고 성적이었고, 엡손투어(2부) 4개 대회에서는 공동 6위가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KLPGA 투어에도 네 차례 출전했지만 지난주 메이저 대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공동 27위 등 좀처럼 과거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번 대회 첫날에는 달랐다. 박성현은 큰 실수 없이 18홀을 마치며 보기 없는 깔끔한 스코어카드를 작성했다. 박성현이 노보기 라운드를 펼친 것은 지난해 10월 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 이후 약 1년 만이다.
박성현은 1라운드를 마친 뒤 “화요일 연습라운드와 수요일 프로암을 하면서 전체적인 감이 지난주보다 좋다고 느꼈다”며 “‘이대로 경기에서도 똑같이 하면 잘될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비슷한 샷이 많이 나왔고 퍼트감도 굉장히 좋아졌다”고 돌아봤다.
이어 “찬스가 왔을 때 버디로 잘 연결한 것이 좋은 스코어를 낸 요인”이라며 이날 경기를 올 시즌 자신이 치른 라운드 가운데 “톱3 안에는 들어갈 것 같다”고 평가했다.
물론 만족만 한 것은 아니다. 웨지 샷이 몇 차례 왼쪽으로 감기면서 더 많은 버디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후반 8번홀(파5)을 비롯해 잡을 수 있었던 버디를 놓친 장면도 있었다.
박성현은 “솔직히 버디를 더 할 수도 있었는데 웨지 샷을 핀 가까이에 붙이지 못한 부분이 아쉽다”며 “왜 왼쪽으로 감기는지는 알고 있기 때문에 내일부터는 그런 샷이 나오지 않도록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최근 박성현이 가장 강조하는 단어는 ‘경기력’이다. 단순히 한 라운드에서 좋은 스코어를 내는 것을 넘어 좋은 흐름을 대회 내내 이어가는 힘이 아직 더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내가 생각하는 경기력은 한 라운드를 잘한 뒤 다음 라운드에서도 그 분위기를 이어가는 것”이라며 “3, 4라운드로 갈수록 샷과 퍼트감이 더 올라오면서 좋은 스코어를 내는 것이 경기력이 좋아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박성현.(사진=KLPGA 제공)
박성현이 지금 가장 원하는 것도 선두권에서 경쟁하는 경험이다. 그는 “이번 주든 다음 주든 앞으로 어떤 대회에서든 선두권 조에서 경기하는 경험이 생긴다면 확실히 경기력이 더 좋아질 것”이라며 “그런 부분이 지금 저에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침 첫날부터 기회를 잡았다. 다만 박성현은 아직 우승 경쟁을 이야기하기에는 이르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첫날 잘 치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아직 세 라운드가 남아 있기 때문”이라며 “지금 선두권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 첫날의 감을 남은 날까지 잘 유지하면서 경기하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3라운드에서 올해 4라운드 대회로 바뀐 점은 오히려 반갑다. 박성현은 “4라운드를 주로 치다 보니 3라운드 대회를 하면 너무 짧고 아쉽다”며 “하루 더 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게 들 때도 많은데 올해 4라운드로 경기하게 돼 좋다”고 웃었다.
무엇보다 반가운 변화는 자신감이다. 박성현은 “자신감이 꽤 많이 좋아진 것 같다”며 “코스에서 좋은 샷을 하고 퍼트를 성공하는 경험이 많이 쌓이면 자신감도 올라간다. 연습 라운드에서 좋은 것들을 많이 확인했고 오늘도 좋은 라운드를 했다”고 말했다.
관심을 모으는 내년 시즌 거취에 대해서는 여전히 말을 아꼈다. 국내 복귀 가능성을 포함해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박성현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며 “다음 주까지 경기가 있기 때문에 지금은 현재에 좀 더 집중하려고 한다. 대회를 모두 마무리한 뒤 결정을 내리겠다. 조금만 기다려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