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김민준. ⓒ News1 권혁준 기자
SSG는 올 시즌 힘겨운 한 해를 보냈다. 부상 선수가 속출한 가운데 팀 최다 13연패를 기록하는 등 일찌감치 순위 경쟁에서 뒤처졌다.
하지만 후반기만 떼어놓고 보면 양상이 다르다. SSG의 후반기 승률은 0.618(34승2무21패)로 우승팀 KT 위즈(0.745·41승4무14패)에 이은 전체 2위다.
SSG의 후반기 상승세엔 '루키' 김민준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었다. 김민준은 외국인선수 페드로 아빌라와 함께 팀의 '원투펀치' 노릇을 하며 핵심 선수로 부각했다. 시즌 6위를 확정해 가을야구 진출이 좌절됐음에도 내년을 기약할 수 있는 이유다.
김민준은 "올 시즌 신인상을 못 받더라도 크게 아쉽진 않다"면서 "어느 순간 내 공이 통한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자신감이 붙었다. 그것만으로도 올 시즌의 큰 수확이 됐다고 웃었다.
대구고를 졸업한 김민준은 2026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5순위로 SSG의 지명을 받았다. 스프링캠프부터 안정적인 제구와 함께 결정구 스플리터에 대한 평가가 좋아 선발 요원 중 한 명으로 점쳐졌는데, 시범경기 도중 어깨 근육 부상을 받으면서 전력에서 이탈했다.
재활 끝에 김민준이 1군 데뷔전을 치른 건 6월이었다. 남들보다 늦은 출발이었고 팀 성적도 이미 많이 내려앉은 시점이었지만, 김민준은 인상적인 활약을 시작했다.
SSG 랜더스 김민준. (SSG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세 번째 선발 등판이던 6월 24일 KT전에서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해 데뷔 첫 승의 기쁨을 누렸다. 두 번째 승리는 7월 7일 두산전이었는데, 당시 그는 6이닝 무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팀의 9연패를 끊었다.
이후로도 김민준은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지난 7일 NC 다이노스전에서 시즌 마지막 선발 등판을 마친 김민준은, 데뷔 첫 시즌을 17경기 91이닝 9승 3패 평균자책점 3.56으로 마감했다. 고졸 신인에게 기대할 수 있는 최상급의 성적표다.
김민준은 "고등학교 때부터 제구와 스플리터는 자신 있었는데, 프로에서는 잘 안됐다"면서 "그래도 침착하게 연습하면서 감각을 다졌고, 내 공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던지다 보니 결과도 좋아졌다"고 했다.
아빌라에게 '원포인트 레슨'을 받은 슬라이더도 큰 힘이 됐다.
김민준은 "연습 투구 도중 아빌라가 다가와 그립을 어떻게 잡느냐고 물어보더라"면서 "손의 느낌보다는 궤적에 신경을 쓰고 던지면 된다고 해서 바로 적용해 봤는데, 잘 되고 있다. 직구, 스플리터 다음으로 던질 수 있는 구종"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준의 성적은 신인왕 후보로도 손색이 없지만 만 하지만, 올 시즌은 그렇지 않다. '20홈런 포수' 허인서(한화)가 초반부터 임팩트를 보인 탓에 김민준이 다소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즌 초반 부상으로 인한 공백이 아쉽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김민준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신인왕은 생각하지 않았고, 내가 생각했던 목표에 근접했기 때문에 괜찮다"면서 "승수는 3~4승 더 많이 했고, 평균자책점도 목표했던 정도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등학교 때처럼 쉽게 들어가면 무조건 장타라는 것도 뼈저리게 느꼈다"면서 "구속도 좋지만 일단 제구가 무조건 돼야 한다는 걸 체감했다"고 덧붙였다.
SSG 랜더스 김민준(왼쪽)이 9일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 앞서 시구를 한 아버지 김석창 씨에게 공을 건네고 있다. (SSG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가장 까다로웠던 타자로는 나성범(KIA)을 꼽았다.
김민준은 "첫 타석에서 안타를 맞았고, 두 번째 타석에선 몸쪽 공을 밀어 쳐서 홈런을 때리시더라"면서 "상대하기가 정말 어려웠다. 그래도 더 공격적으로 가서 다음 타석에선 삼진도 잡았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다음 시즌엔 더욱 제구를 날카롭게 다듬어서 볼넷을 줄여야 한다. 컨디션이 좋든 나쁘든 언제나 타자들에게 위압감을 주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국가대표에 대한 포부도 내비쳤다. 김민준은 "고등학교 때 유급을 하면서 연령별 국가대표에 한 번도 뽑힌 적이 없다"면서 "WBC, 아시안게임을 보면서 국가대표에 대한 꿈이 더 커졌다"고 했다.
그는 "당장 시즌 후 열리는 아시아프로야 구 챔피언십(APBC)부터 시작해서 어떤 곳이든 뽑아주시면 무조건 달려가서 좋은 모습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starburyny@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