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양 팀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스1 박지혜 기자
한국 야구의 '성지' 서울 잠실야구장이 44년의 추억을 뒤로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프로야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레전드도 잠실 구장과의 추억을 반추하며 시원섭섭한 마음을 나타냈다.
12일 열린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는 잠실야구장에서 치러진 프로야구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다.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쓰는 두산과 LG 트윈스가 모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서 이곳에서 '가을 야구' 경기가 펼쳐질 예정이지만,정규시즌 경기는 더 이상 열리지 않는다.
잠실야구장은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7월15일 개장했다. 홈에서 좌우 펜스까지 거리가 100m, 가운데 펜스까지 125m, 펜스 높이 2.6m로 국내에서 가장 넓고 큰 야구장이었다. 이 기록은 44년이 지나도록 깨지지 않았다.
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프로야구 '2026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리고 있다. 2026.10.7 © 뉴스1 김진환 기자
역사가 깊은 만큼 수많은 영광과 좌절, 그리고 추억이 서려 있는 야구장이기도 하다.
잠실야구장 공식 첫 경기는 1982년 7월 열린 우수 고교 초청대회로, 당시 경북고 내야수 류중일 전 감독이 잠실야구장 1호 홈런을 날렸다.
1982년 8월 1일에는 롯데와 MBC 청룡(LG 전신)이 역사적인 프로야구 첫 경기를 치렀다.
MBC는 1983년부터 잠실야구장으로 홈으로 사용했다. 대전을 연고로 뒀던 OB 베어스(두산 전신)가 1985년 동대문야구장으로 안방을 옮긴 뒤 1986년 잠실로 다시 이전하면서 잠실야구장의 주인은 둘이 됐다. 이러한 '한 지붕 두 가족' 관계는 올해까지 쭉 이어졌다.
잠실야구장에서는 2015년까지 LG나 두산이 한국시리즈에 오르지 않아도 중립 구장 규정에 따라 한국시리즈 5∼7차전이 열렸다. 이 기간 최동원의 한국시리즈 4승 달성 등 숱한 명장면이 연출됐다.
'국민감독' 김인식 전 감독이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 앞서 시구를 마친 뒤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2026.10.12 © 뉴스1 박지혜 기자
44년의 역사 속에서 잠실야구장에 대한 특별한 추억을 가진 야구인들도 정규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감상에 빠졌다.
현재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사용한 마지막 두산 사령탑이 된 김원형 감독은 "잠실야구장은 한국 야구의 상징이기에 늘 승부를 자극하는 느낌이 컸다"며 "두산 코치 시절 이곳에서 첫 우승을 경험했다. SSG 랜더스 감독을 거쳐 두산 감독으로 돌아왔다. 짧은 기간이지만 애정이 깊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저와 선수들, 그리고 두산을 사랑하는 팬들도 여기서 더 야구하는 것을 보고 싶어 하는 마음은 당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역 시절, 그리고 두산 감독으로 잠실야구장에서 많은 영광의 순간을 함께한 김태형 롯데 감독도 "내 야구 인생이 거의 다 여기 있었다"며 "1988 서울 올림픽 때 처음으로 잠실야구장을 써봤고 두산에 입단해서 30년을 잠실에 있었다"고 말했다.
'국민감독' 김인식 전 감독이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시구를 마친 뒤 김원형 두산 감독, 김태형 롯데 감독, 양의지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10.12 © 뉴스1 박지혜 기자
이날 특별한 손님도 잠실야구장을 찾았다. 바로 1995년과 2001년 두산을 한국시리즈 정상으로 이끈 '국민 감독' 김인식 전 감독이다.
경기 전 시구를 한 김인식 전 감독은 "잠실야구장에 오니까 감개무량하다. 1995년도 우승할 때도 그렇지만, 플레이오프부터 하나하나 올라가 이룩한 2001년 우승이 뜻깊다. 이번에 두산이 와일드카드부터 시작하지만, 야구는 아무도 모른다. 끝까지 하나하나 밟아서 올라가길 바란다"며 친정팀에 힘을 불어넣었다.
이날 경기는 2만 3750석이 매진됐는데, 홈 관중 150만 7522명을 기록한 두산은 구단 역대 단일 시즌 최초 150만 관중을 달성했다.
지난 3일 리모델링 공사와 그라운드 설치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 2026.10.7 © 뉴스1 김진환 기자
한편 서울시의 '스포츠·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복합 공간 조성 민간 투자사업'에 따라 올해를 끝으로 철거되는 잠실 구장 자리엔 3만석 규모의 돔구장이 들어선다.
두산과 LG는 신축 구장이 준공되는 2032년 전까지 잠실구장 옆에 위치한 올림픽주경기장을 리모델링해 임시 홈구장으로 활용한다.
superpower@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