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숙제 남은 축구대표팀…'넥스트 손흥민' 키워야

스포츠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16일, AM 12:06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4년 뒤 2030년 월드컵이 열리는 여름. 손흥민(LAFC)은 38세,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황인범(페예노르트)은 33세다. 최근 불거진 일부 선수들의 국가대표 은퇴설과는 별개로 축구대표팀의 세대교체는 피할 수 없는 과제다.

6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후반전 한국 오세훈이 팀 두번째 골을 넣은 뒤 손흥민의 축하를 받으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후반전 한국 오세훈이 팀 두번째 골을 넣은 뒤 손흥민의 축하를 받으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표팀은 지난 6일 우즈베키스탄전 이후 ‘96년생 트리오’ 김민재·황인범·황희찬의 동반 은퇴설로 홍역을 치렀다. 다만 황인범은 경기장을 떠나며 은퇴 여부를 묻는 질문에 아니라고 답했다. 대한축구협회도 “확인되지 않은 정보와 추측으로 선수단 갈등을 확대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불확실한 루머를 특정 선수의 퇴진 명분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국가대표 선발 기준은 경기력이어야 한다. 30대를 훌쩍 넘어서도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 노장의 관록과 경험을 무시해선 안 된다. 중요한 것은 베테랑의 경쟁력이 유지되는 동안 후배들이 그 경험과 책임을 넘겨받도록 준비하는 일이다.

지금 대표팀은 손흥민의 개인 능력에 기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를 여러 선수가 골을 만들어내는 형태로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김민재에게 집중되는 수비 부담을 나누고, 황인범이 빠져도 중원에서 공을 연결할 조합을 마련해야 한다. 이들이 대표팀에 남아 있더라도 이들이 없는 경기를 치를 수 있어야 한다.

2001년생 이강인과 오현규(베식타스)는 다음 월드컵 때 29세가 된다. 앞으로 대표팀 중심축으로 자리 잡아야 할 자원이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이름을 알린 배준호(스토크시티)·양민혁(베스테를로)·김지수(브렌트퍼드) 등 젊은 유망주들도 성인 무대에서 검증할 필요가 있다.

어린 선수를 소집 명단에 넣는 것만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지지는 않는다. 충분한 경기 시간을 주고, 강팀을 만났을 때 드러나는 약점을 확인해야 한다. 한두 번의 실수로 평가를 끝내면 다시 익숙한 선수에게 의존하게 된다. 눈앞의 결과와 장기적 육성을 함께 판단할 기준이 필요하다.

문제는 이 작업을 누가 일관되게 이끄느냐다. 로베르토 모레노 임시 감독의 임기는 11월 27일까지다. 당장 자신의 거취가 불투명하다. 최소 4년, 또는 그 이상 걸릴 수 있는 세대교체를 온전히 맡기기는 어렵다. 감독이 바뀔 때마다 선수 육성과 선발 방향이 흔들리지 않도록 협회 차원의 장기 계획이 뒷받침돼야 한다.

대표팀 운영을 총괄하는 단장 체제를 검토할 만하다. 단장은 감독이 전술과 경기에 집중하도록 지원하면서 선수단의 고충을 듣고, 연령별 대표팀과 성인 대표팀의 연결을 책임지는 자리다. 감독의 선수 선발 및 전술은 존중하되 경기 외적인 문제까지 감독에 떠넘기는 구조는 바꿔야 한다.

축구계 관계자는 “박지성이나 이영표처럼 선수들에게 신뢰와 존중을 얻을 수 있는 축구인이 단장 역할을 맡을 필요가 있다”며 “선수단과 협회를 연결할 분명하고 실질적인 권한과 책임이 함께 주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북중미 월드컵이 끝난 지금은 다음 4년을 준비할 출발점이다. 손흥민의 16년 대표팀 헌신을 존중하는 길은 그에게 책임의 무게를 더하는 것이 아니다. 후배들이 짐을 나눠 지도록 만드는 것이다. 은퇴 소동이 잦아들기를 기다리며 세대교체까지 미룰 시간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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