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패러게임에서 금메달을 합작한 박현미(왼쪽)와 김채연.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0년 전 자전거 사고로 장애를 입었다. 그리고 10년 뒤, 다시 자전거 페달을 밟아 아시아 정상에 우뚝 섰다. 쌍둥이 아들의 어머니이기도 한 박현미(41·경기도장애인사이클연맹)가 생애 처음 출전한 아시안패러게임에서 감격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현미와 파일럿 김채연(22) 조는 19일 일본 시즈오카현 이즈시 이즈 벨로드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패러게임 사이클 트랙 여자 4000m 개인추발(스포츠등급 B) 결승에서 5분01초936, 대회 신기록을 작성하며 정상에 올랐다. 2위 카라우스 아나스타샤(카자흐스탄) 조보다 3초638 앞선 기록이다.
시각장애인 사이클은 탠덤(2인승) 자전거로 승부를 겨룬다. 비장애인인 파일럿 김채연이 앞자리에서 핸들을 잡고 주행 방향과 페이스를 조절하면, 시각장애인인 박현미가 뒷자리에서 함께 페달을 밟으며 추진력을 더한다. 두 선수의 호흡이 승패를 가르는 종목인 만큼 메달도 두 선수 모두에게 수여된다.
생애 첫 아시안패러게임 출전에서 일궈낸 금메달이기에 감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박현미는 10년 전 자전거 사고로 시력을 잃었다. 자신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던 자전거에 다시 올라 국제대회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특히 쌍둥이 아들을 둔 어머니로서 이뤄낸 결실이기에 그 무게는 더욱 각별하다.
경기 후 박현미는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이라며 벅찬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10년 전 자전거 깔림 사고로 장애를 갖게 됐다. 그런 내게 오늘은 진정한 성취의 날"이라며 "다시 사이클을 타고 경기에 나설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한없이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파일럿 김채연과의 호흡도 완벽했다. '04학번(박현미)을 뒤에 태운 04년생(김채연)'으로 불리는 두 선수는 이미 한국 신기록과 아시아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환상의 호흡을 증명해 왔다.
박현미의 금빛 질주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첫 경기부터 대회 신기록으로 정상을 밟은 그는 남은 종목에서도 메달 사냥을 이어간다.
박현미는 "트랙 전문 선수인 만큼 다음 목표는 1000m 독주 금메달"이라며 "이어질 도로 사이클 종목 역시 내겐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박현미의 좌우명은 '오늘도 해냈다. 엄마는 강하다!'다. 그 다짐 그대로, 그는 어머니의 이름으로 또 한 번 해냈다.
dyk0609@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