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소 위 두 소년의 이야기, 연극 ‘베이컨’...한국 초연 캐스팅 공개

생활/문화

MHN스포츠,

2025년 4월 24일, 오후 01:58

(MHN 이지원 인턴기자) 영국의 화제 연극, 청소년기의 불완전한 인물들을 그려낸 ‘베이컨’이 한국 관객들과 만난다.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 연극 ‘스타크로스드’ 등을 올린 해븐마니아가 오는 6월 17일 개막하는 연극 ‘베이컨’의 캐스팅을 공개했다.   

‘베이컨’은 감정 표현에 서투른 두 소년, 마크와 대런의 이야기를 따라간다. 전학생 마크는 섬세하고 신중하지만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해 자신을 숨기고, 대런은 분노와 충동으로 무장한 채 거친 행동으로 자신을 드러낸다.

두 소년은 감정을 내보이는 순간 약자로 낙인 찍히고 남성성을 강요 받는 소년들의 세상을 각자의 방식으로 견뎌내고 있다.

극은 아직 불완전한 두 소년이 우정과 연대, 혹은 경쟁과 공존 등의 이름으로 포장된 세상에서 폭력적으로 서로에게 다가가고 밀어내며, 어떻게 감정이 억압되고 관계가 왜곡되는지를 보여준다.

‘베이컨’의 무대는 시소 하나만 놓여 있어 매우 단출하다. 커다란 시소는 마크와 대런의 미성숙한 자아와 감정 등 불안정함을 나타내는 구조물이자, 학교를 비롯하여 소년들이 있는 어느 공간이 되기도 한다. 시소는 두 사람의 서로 다른 성격뿐만 아니라 그들이 처한 환경의 불균형을 보여주기도 한다.

빈곤과 아버지의 학대를 일상처럼 마주해온 대런과 상대적으로 안정된 환경 속에서 겉도는 아이가 되어버린 마크의 위태로운 관계가 그저 개인의 성향에서 비롯된 문제만이 아님을 환기시킨다.

두 소년이 놓지 못하는 관계는 단순히 사춘기의 방황을 넘어 생존을 위한 시도와도 같다. 관객들은 이를 깨닫는 순간 쉽게 그들의 행동을 비난할 수 없는 모순에 직면하게 된다. 시소 위에서 두 인물의 감정과 권력은 오르내리고 기울어진다. 소년들이 마음껏 표현하지 못하는 감정과 정체성, 그리고 사회가 규정한 계급과 이해 받지 못할 것이라는 절망감이 시소 위에 구현되고 시소는 지리멸렬한 사회의 축소판이 된다.

이번 한국 공연은 런던 핀버러 극장 초연부터 함께한 매튜 일리프가 직접 내한해 연출을 맡아 기대를 모은다. ‘베이컨’의 협력 연출로는 연극 ‘괴물’ ‘까막눈’, 뮤지컬 ‘키다리 아저씨’ 등으로 섬세한 감정선과 깊이 있는 감정을 표현해 호평받고 있는 전서연 연출이 맡았다. 

이어 연극 '베이컨'의 한국 초연을 함께할 여섯 명의 배우들로는 무대와 스크린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가능성을 가득 품은 배우들로 꾸려졌다. 

섬세하고 신중하지만 자신을 숨긴 채 겉도는 전학생 마크 역에는 연극 ‘젤리피쉬’ ‘마우스피스’ 등에서 탁월한 캐릭터 해석으로 빈틈없는 연기를 선보인 이휘종과 뮤지컬 ‘미아 파밀리아’ ‘결투’ 등에서 부드러운 매력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조성태, 드라마 ‘고백을 못하고’ ‘봄이 오나 봄’ 등에서 설득력 있는 연기를 선보인 김성현이 함께 한다.

분노와 충동에 둘러싸여 거친 행동을 일삼는 대런 역에는 드라마 ‘악연’ ‘마우스’ 등을 통해 강렬한 연기로 분위기를 압도하며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은 이서준과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 ‘드라이 플라워’ 등을 통해 넘치는 에너지와 밀도 높은 연기로 무대를 장악한 김방언, 영화 ‘검은 수녀들’, 드라마 ‘무빙’ 등 독보적인 매력으로 강한 존재감을 남긴 신재휘가 함께 한다.

한편, 연극 ‘베이컨’의 1차 티켓 오픈은 오는 30일 오후 1시 예스24, 티켓링크에서 진행된다.

 

사진=달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