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함께 연주하는 클래식, 이보다 더 큰 기쁨은 없어"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5년 6월 02일, 오전 05:4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무대 위에서 딸과 함께 클래식을 연주하는 기쁨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왼쪽), 딸 피아니스트 릴리 마이스키. (사진=크레디아)
‘첼로 거장’ 미샤 마이스키(77)는 오는 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딸 피아니스트 릴리 마이스키(38)와 듀오 공연을 하는 소감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미샤 마이스키는 이번 공연을 앞두고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자녀들과 함께 무대에서 연주하는 것은 인생의 오랜 꿈이었다”며 “그동안 세계적인 거장들과 함께 연주하는 행운을 누렸지만, 그것보다 더 큰 기쁨은 아이들과 함께 음악을 만드는 것”이라고 이번 공연의 의미를 설명했다.

라트비아 출신의 미샤 마이스키는 1966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쳐온 첼리스트다. 한국에선 첼리스트 겸 지휘자 장한나의 스승으로 유명하다.

이번 공연은 미샤 마이스키와 딸 릴리가 듀오 공연을 한지 20주년을 기념하는 무대다. 부녀는 2005년 3월 이탈리아에서 처음으로 함께 공연했다. 바이올리니스트 재닌 얀센, 첼리스트 르노 카퓌송,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치 등과도 협연했다. ‘에스파냐’, ‘아다지에토’, ‘20세기 클래식’ 등 여러 장의 앨범을 함께 발표하며 가족이자 음악 파트너로 호흡을 꾸준히 맞춰왔다.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오른쪽), 딸 피아니스트 릴리 마이스키. (사진=크레디아)
릴리에게도 아버지와의 연주는 의미가 특별하다. 릴리는 “아버지와 함께 해온 20년은 놀라운 여정이었으며 앞으로 펼쳐질 모험이 더 기대된다”며 “아버지와는 말이 없어도 서로 이해하고 소통하는 순간이 많다. 특히 음악을 통해서 그렇다”고 말했다.

부녀는 이번 공연에서 베토벤, 쇼스타코비치, 브람스, 슈만 등을 연주한다. 이 작품들을 관통하는 주제는 ‘사랑’이다. 미샤 마이스키는 “위대한 예술가는 뛰어난 연주 실력과 지적인 교감을 넘어 사랑이라는 ‘감정’의 교류를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미샤 마이스키가 처음 첼로를 잡은 건 여덟 살 때였다. 70년 가까운 삶을 클래식 음악과 함께했다. 그에게 클래식 음악은 “전 세계 사람들이 함께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보편적인 소통 방식”이다. 미샤 마이스키는 “더 많은 사람들이 예술과 음악의 힘을 이해하게 된다면 세상의 폭력과 갈등, 전쟁은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왼쪽), 딸 피아니스트 릴리 마이스키. (사진=크레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