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기자, 달항아리_색안료혼합소지, MDF_물레성형, 산화소성 1220,1250℃_2018 (프로젝트 스페이스 제공)
이번 전시는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며 도자 예술의 경계를 확장해 온 이기자의 대표작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기회다. 작가 특유의 유려한 곡선과 생동감 넘치는 유약의 색감이 돋보이는 다채로운 도자 오브제들이 관람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작가는 칭화대 도예디자인과를 졸업한 후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해 왔다. 그는 전통 도자기 기법에 깊이 뿌리를 두면서도, 과감한 형태 실험과 유약의 다채로운 변주를 통해 현대적인 감각의 오브제 작업을 꾸준히 선보인다.
그는 '병'(bottle)을 단순한 용기를 넘어 '기억과 상징의 그릇'으로 해석한다. 전시에 소개되는 크기, 형태, 색이 각기 다른 병들은 관람객에게 '다름'이 공존하는 삶의 풍경을 떠올리게 하며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매끈한 표면과 대비되는 거친 질감, 차분한 파스텔 톤과 원색의 과감한 조합은 병 하나하나가 마치 인간의 '감정을 형상화'한 듯한 느낌을 준다.

이기자, 파랑의 꽃(Flower of blue)_고령토, 청화안료, 물레성형, 1300℃_2014 (프로젝트 스페이스 제공)
작가는 지난해 개인전 '숲의 정경'(Woodland Sketches)에서 식물과 인체의 곡선을 응용한 추상 형태의 '형상 드로잉 도자' 시리즈를 새롭게 선보인 바 있다. 이 전시는 도자기 재료의 표현력을 극대화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또 다른 대표작인 도자 모자이크 시리즈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는 작가가 도자 예술의 장르를 확장하고 현대화하는 데 있어 독자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증명하는 자리다.
이기자는 그동안 다수의 국제전과 비엔날레에 참여하며 국내외 미술계에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그의 작품은 현재 서울시립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한국도자재단 등 국내 주요 기관에 소장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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