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 '파리의 두 여인' 포스터(극단 피악 제공)
극단 피악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연극 '파리의 두 여인'을 오는 25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중구 동국대학교 이해랑예술극장에서 선보인다. 이번 작품은 한국·러시아·카자흐스탄 3개국 예술인들이 공동 제작한 협업 프로젝트다.
연극은 한국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이자 독립운동가였던 나혜석과, 안톤 체호프의 희곡 '벚꽃동산' 속 가상 인물 라넵스카야의 상상적 만남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무대는 1940년대 말, 파리 뤽상부르 정원에서 시작한다. 일제강점기의 여성 예술가이자 사상가 나혜석과, 러시아 귀족 사회의 몰락을 상징하는 라넵스카야가 벤치에 앉아 서로의 인생을 이야기하며 시대와 민족을 넘어선 대화를 나눈다. 두 인물의 만남은 역사의 그늘에 가려진 수많은 무명(無名)의 삶을 비춘다.
이번 작품은 국제 협업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한윤춘 박윤정 등 한국 배우 7명, 러시아 스타니슬랍스키 엘렉트로 극장의 배우 3인, 카자흐스탄 국립 뮤지컬 드라마 극장의 배우 2인이 무대에 오른다. 두 극장은 각국을 대표하는 국립 예술기관으로, 이번 협업은 유라시아 연극 교류의 중요한 사례가 될 전망이다.
극단 피악 관계자는 "이번 연극은 광복 80주년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넘어, 유라시아 민중의 연대와 문화를 세계 무대에 알리고자 기획됐다"며 "고난과 추방, 이산의 아픔 속에서도 인간적 연대와 희망이 피어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낼 것"이라고 전했다.
'파리의 두 여인'은 서울 초연을 시작으로 오는 7월부터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순회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j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