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5만 명이 찾았던 ‘2024 서울국제도서전’. (사진=방인권 기자)
올해 도서전도 ‘텍스트 힙’ 열풍을 이어간다. 개막 전부터 도서전을 향한 독자들의 관심과 열기가 뜨겁다. 지난달 50% 할인가로 판매한 얼리버드 티켓은 순식간에 매진됐고, 주요 강연 프로그램도 일찌감치 예약이 끝났다. ‘서울국제도서전’ 공식 SNS 계정엔 강연 프로그램 인원수를 더 늘려달라는 반응도 잇따르고 있다.
인기에 힘입어 행사 규모도 더 늘어났다. 올해는 총 17개국 530여 개의 국내외 출판사 및 출판 관련 단체, 저작권 에이전시 등이 참여한다. 참가사는 지난해보다 80여 곳 더 늘어났다. 독일·영국·태국·사우디아라비아·프랑스 등 해외 16개국 100여 개 출판사와 단체가 국제관 부스를 운영한다. 국내관에서는 약 430여 개 출판사가 북마켓·도서 전시·강연·사인회 등을 진행한다.

2025 서울국제도서전 포스터. (사진=대한출판문화협회)
서울국제도서전은 매년 시의성 있는 주제를 선정해 출판인과 독자들이 생각을 공유하는 장을 마련해왔다. 올해 주제는 ‘믿을 구석’이다. 출협 관계자는 “감정적 흔들림, 경제적 어려움, 정치적 혼돈, 재앙, 재난까지 우리들의 삶 속에 쉴 새 없이 닥치는 고난과 위기들 가운데 분투하는 개인 혹은 집단의 노력을 조명하고자 선정한 주제”라고 설명했다. ‘믿을 구석’과 관련해 작가와 독자들이 추천한 400권의 책도 선보인다.
올해 주빈국은 대만이다. 서울국제도서전은 매년 한 나라를 주빈국으로 선정해 그 나라의 문화 전반을 조명한다. 대만은 대만콘텐츠진흥원을 통해 ‘대만 감성’이란 주제로 ‘문학’, ‘라이프스타일’, ‘그림 및 이미지 예술’, ‘대지와 여행’, ‘음식과 오락’, ‘역사의 공감’ 등 대만의 문화를 소개한다. 천쉐, 천쓰홍 등 23명의 대만 작가들이 도서전 기간에 서울을 찾는다.
◇배우 박정민·영화감독 박찬욱 등도 참여

‘2024 서울국제도서전’. (사진=방인권 기자)
러시아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톨스토이 문학상 해외문학상 수상자인 김주혜 작가, 최근 미국 워너 브라더스 픽처스와 소설 ‘천 개의 파랑’의 영화화 계약을 체결한 천선란 작가를 비롯해 김초엽·정보라·한유주·김동식·김애란·손원평·장류진 작가 등도 도서전을 찾는다. 배우 박정민은 출판사 무제 대표로 김금희 작가와 ‘북토크’에 나서고, 박찬욱 감독은 신형철 문학평론가와 올해 주제인 ‘믿을 구석’과 관련해 이야기한다.
한편 출판계 일각에서는 출협이 서울국제도서전을 사유화한다며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출협은 도서전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지난해 ‘주식회사 서울국제도서전’을 설립했다. 2023년 도서전 수익금 정산 과정에서 생긴 문화체육관광부와의 갈등으로 정부 지원이 끊겼기 때문이다.
출협은 공익적인 목적으로 도서전을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출판계 일각에선 “출자 구조만으로 공공성을 주장할 수 없다”며 공적 거버넌스 구축을 통한 공공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도서전 운영을 둘러싼 잡음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