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6세기 조선 전기 미술의 정수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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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5년 6월 09일, 오전 10:0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국립중앙박물관은 용산 개관 20주년 특별전 ‘새 나라 새 미술: 조선 전기 미술 대전’을 10일부터 8월 31일까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1에서 열린다.

‘백자 청화 산수·인물무늬 전접시’, 조선 15~16세기, 직경 19.4cm, 개인소장.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이번 전시는 조선이라는 새로운 나라의 시작과 함께 꽃핀 15~16세기 미술의 정수를 한 자리에 모은 대규모 기획전이다. 도자, 서화, 불교미술 등 당시 미술을 대표하는 691건의 작품이 출품된다. 국보 16건, 보물 63건 등 다수의 국가지정문화유산이 포함된다. 국내에 처음 공개하는 작품도 23건에 달한다.

그동안 조선 후기 미술과 비교하면 조선 전기 미술의 면모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조선 후기에 비해 현존 작품 수가 적으며, 주요 작품 중 다수가 국외에 있어 접하기 어려운 점이 가장 큰 이유였다.


이번 전시는 새 나라 조선에서 펼쳐진 미술의 주요 흐름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국립중앙박물관 측은 “조선 전기 미술에서는 새 나라의 건설이라는 커다란 변화 속에서 주목할 만한 혁신과 변화가 있었다”며 “이때 형성된 특징과 미감은 한국 문화의 중요한 부분이 되어 현재 우리에게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십장생도’, 조선 16세기 후반, 비단에 먹과 색, 각 130.6×52.7cm, 기메박물관.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조선 전기 미술을 다룬 전시로는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국외에 상당수 전해지는 조선 전기 미술품도 만날 수 있다. 미국,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등 5개국 24개 기관에서 40건이 출품된다. 이 중 23건은 최초로 우리나라에 선보이는 작품이다. ‘백자 청화 산수 인물무늬 접시’, ‘십장생’, ‘지장시왕도’ 등 연구자들에게만 알려졌던 작품들이 처음으로 전시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이 2024년 구입한 ‘산수도’, 2024년 기증받은 ‘초서’도 최초로 공개된다. ‘서울 조계사 목조여래좌상’은 전시를 위해 처음으로 법당을 떠나 박물관으로 자리를 옮겨온다. 국내 기관 출품작 중에서도 국보·보물 등 지정문화유산이 80여 건에 달한다.

‘지장시왕’, 영지(16세기 활동), 조선 1586년, 삼베에 색, 196.1×175.8cm, 일본 스오코쿠분지.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전시 기간 내내 다양한 학술 행사도 열린다. 오는 20일에는 전시를 기획한 학예연구사가 들려주는 ‘특별전의 기획과 구성’ 강연을 개최할 예정이다. 7월에는 일본 소재 조선 전기 미술에 대한 국외 학자 초청 강연(7월 17일), 한국미술사학회와 공동으로 주최하는 국제심포지엄 ‘조선 전기의 미술’(7월 18일)이 열린다. 전시 기간인 6월부터 8월까지는 국립중앙박물관 누리집을 통해 서비스되는 온라인 특강도 준비돼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조선 전기 미술이 오늘날 우리의 미감과 정서, 문화적 기반을 이루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시대를 만든 미술의 힘, 그리고 그 시대가 남긴 미의식을 통해 과거와 현재가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초서’, 황기로(1521~1575 이후), 조선 16세기 후반, 종이에 먹, 120.0×62.6cm, 강릉 오죽헌시립박물관, 보물.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조계사 목조여래좌상’, 조선 15세기, 나무, 높이 100.6cm, 서울 조계사, 보물. (사진=국립중앙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