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일 부산 부산진구 부산콘서트홀에서 열린 개관공연 ‘하나를 위한 노래’ 중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이 공연이 끝난 뒤 정명훈 예술감독과 아시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APO) 단원들이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클래식부산)
이날 개관공연의 제목은 ‘하나를 위한 노래’. “부산콘서트홀은 아시아 클래식 음악의 빛나는 별들이 함께 만나는 장소가 될 것”이라고 밝힌 정 예술감독의 방향성이 잘 드러나는 프로그램이다. 정 예술감독이 세계적인 교향악단에서 활동 중인 아시아 단원들을 섭외해 구성한 아시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APO)가 연주를 맡아 의미를 더했다.

지난 20일 부산 부산진구 부산콘서트홀에서 열린 개관공연 ‘하나를 위한 노래’. 베토벤 삼중 협주곡이 끝난 뒤 첼리스트 지안 왕(왼쪽), 바이올리니스트 사야카 쇼지, 지휘자 겸 피아니스트 정명훈이 객석에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클래식부산)
2부 베토벤 교향곡 ‘합창’에선 APO가 프로젝트 악단이라 믿기 힘들 정도로 짜임새 있는 연주를 보여줬다. 또한 성악가 황수미(소프라노)·방신제(메조소프라노)·김승직(테너)·김기훈(바리톤)과 창원시립합창단, 2025시즌 클래식부산 합창단의 안정적인 화음도 인상적인 무대였다.
클래식 홀의 중요한 요소인 음향에 대해선 평가가 다소 엇갈렸다. 전반적인 소리는 깔끔하게 들렸지만, 잔향이 다소 부족한 느낌이었다. 이날 공연을 관람한 류태형 음악평론가는 “소리를 다 드러내기보다 어느 정도 가려주는 과장 없는 음향이었다”고 평했다. 다만 클래식 공연장의 음향은 시간이 더 흘러야 제대로 자리가 잡히는 만큼 부산콘서트홀도 2~3년 가량 지나야 제대로 된 음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지난 20일 부산 부산진구 부산콘서트홀에서 열린 개관공연 ‘하나를 위한 노래’ 중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의 공연 장면. (사진=클래식부산)
부산콘서트홀은 오는 28일까지 피아니스트 조성진, 선우예권 등이 출연하는 개관 페스티벌을 이어간다. 하반기에는 라 스칼라 오케스트라, 런던 필하모닉,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 등 세계적 악단의 내한공연이 예정돼 있다. 황장원 음악평론가는 “부산콘서트홀이 좋은 기획으로 부산 시민에게 먼저 사랑받는 문화 명소로 자리 잡는다면 영남을 중심으로 클래식 시장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