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여성 몰렸다…서울국제도서전, 15만명 모으며 폐막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5년 6월 23일, 오후 04:08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국내 최대 규모의 책 축제 ‘2025 서울국제도서전’이 지난 22일 막을 내렸다. 지난 18일부터 5일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 다녀간 인원은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 추산 15만 명이다. 지난해와 같은 규모로 또 한 번 역대급 흥행을 기록했다.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서울국제도서전’을 찾은 시민들이 책을 읽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도서전의 흥행은 개막 전부터 일찌감치 예상됐다. 입장권이 개막 전 사전 예매만으로 매진됐기 때문이다. 출협은 현장 구매를 하지 않는 것에 대해 공식 사과를 했고, 도서관 기간엔 입장권을 구하기 위해 암표가 나돌았다는 소문도 있었다.

개막 첫날부터 행사장은 수만여 명의 인파가 모여들어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지난해 장소보다 2배 더 넓은 코엑스 A홀과 B홀에서 행사가 열렸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모여 인산인해를 이뤘다.

문학동네, 문학과지성사, 민음사, 은행나무, 창비 등 유명 출판사들은 대형 부스를 차려 독자들을 맞이했다. 최근 랜섬웨어 해킹으로 접속장애를 빚었던 예스24도 전자책 서비스 ‘크레마 클럽’을 주제로 한 홍보 부스를 마련해 다양한 이벤트를 선보였고, 알라딘은 커피를 즐기는 휴식 공간을 내세워 눈길을 끌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서울국제도서전’을 찾아 백창화 작가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가장 인기 있는 부스는 단연 출판사 무제였다. 배우 박정민이 대표를 맡은 출판사다. 박정민은 개막 첫째 날부터 직접 책 판매를 하며 독자들과 만났다. 지난 21일엔 박정민과 절친한 배우 박보영이 도서전을 방문해 출판사 무제 부스를 찾은 사진을 SNS에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올해 도서전의 스타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었다. 문 전 대통령은 올해 처음 도서전에 참여한 평산책방 ‘책방지기’로 지난 18~19일 도서전을 찾았다. 18일에는 김정숙 여사와 평산책방 부스를 찾아 20여 분간 출판 관계자와 독자들과 인사를 나눴고, ‘2025 한국에서 가장 좋은 책 시상식’의 축사와 시상자로 참석했다. 19일엔 시인 안도현, 도종환 등이 참여한 북토크에 함께했다.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 박찬욱 영화감독, 이세돌 바둑기사 등 유명 인사들도 올해 도서전에 참여한 화제의 스타였다. 김주혜·천선란·김초엽·정보라·한유주·김동식·김애란·손원평·장류진 등 인기 작가들도 북토크와 사인회 등으로 독자들을 만났다.

올해 도서전 주빈국은 대만이었다. 천쓰홍, 천쉐 등 유명 작가를 포함한 23명의 대만 작가들이 도서전 기간 서울을 찾았다. 천쓰홍은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에 20~30대 젊은 독자들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이 놀라웠다”고 감상을 전했다.

박찬욱 감독이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박찬욱 감독의 믿을 구석’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도서전 방문객은 단연 20~30대 여성이 많았다. 지난 22일 열린 ‘어른 김장하의 씨앗’ 북토크 연사로 나선 이준호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남자 화장실은 텅텅 비어 있어서 ‘큰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책이 주인공인 행사지만 책보다 ‘굿즈’를 사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도 눈에 띄었다.

올해 도서전은 출협과 지난해 새로 출범한 ‘주식회사 서울국제도서전’의 공동 주최로 처음 열리는 행사였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서울국제도서전 지원금이 전액 삭감되자 출협이 안정적인 도서전 운영을 위해 내린 결정이었다. 그러나 이 과정이 투명하지 않다는 이유로 출판계 일각에선 출협이 도서전을 사유화한다는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2025 서울국제도서전’은 우여곡절 끝에 성황리에 끝났으나, 운영상에 드러난 문제들은 앞으로 개선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