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시대 창의성 담은 걸작"…'반구천 암각화', 세계유산 됐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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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5년 7월 12일, 오후 05:59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선사시대 사람들의 삶을 확인할 수 있는 울산 ‘반구천의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한국의 17번째 세계유산이다.

12일(한국시간) 제47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한국의 17번째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반구천의 암각화’ 중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국보). (사진=국가유산청)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고 있는 제47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세계유산위)는 12일 오후(현지시간) ‘반구천의 암각화’를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반구천의 암각화’는 2010년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된 이후 15년 만에 결실을 맺었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총 17건의 유네스코 세계유산(문화유산 15건, 자연유산 2건)을 보유하게 됐다.

세계유산위에 참석 중인 최응천 문화유산청장은 “이 유산은 암각화의 전통을 보여주는 매우 특별한 사례로 선사·고대 사회의 정신세계와 삶의 모습을 생생히 전하고 있다”며 “오늘 위원회의 결정은 이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국제사회가 인정한 것으로, 국가유산청은 해당 유산을 잘 보존하고 미래 세대에 온전히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12일(현지시간) 오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47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반구화의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가 확정된 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국가유산청)
‘반구천의 암각화’는 국보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와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를 포함하는 단일유산이다. 신석기 시대부터 신라 시대에 이르기까지 한반도 동남부 연안 지역 사람들의 미적 표현과 문화의 변화를 집약해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양한 고래와 고래잡이 과정의 주요 단계를 선사인의 창의성으로 담아낸 최고의 작품으로 여겨진다. 한반도 연안에 살았던 사람들과 관련한 다양한 주제를 높은 수준으로 묘사하고 있으며, 약 6000년 동안 지속된 다양한 시대의 그림과 문자는 당대의 암각 제작 전통을 확인할 수 있는 독보적인 증거이기도 하다.

12일(한국시간) 제47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한국의 17번째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반구천의 암각화’ 중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국보). (사진=국가유산청)
세계유산위원회는 ‘반구천의 암각화’에 대해 “탁월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그려진 사실적인 그림과 독특한 구도는 한반도에 살았던 사람들의 예술성을 보여주고, 다양한 고래와 고래잡이의 주요단계를 담은 희소한 주제를 선사인들의 창의성으로 풀어낸 걸작”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선사시대부터 약 6000년에 걸쳐 지속된 암각화의 전통을 증명하는 독보적인 증거이면서 한반도 동남부 연안 지역 사람들의 문화 발전을 집약하여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세계유산위원회는 ‘반구천의 암각화’의 등재 결정과 함께 △사연댐 공사의 진척 사항을 세계유산센터에 보고할 것 △반구천세계암각화센터의 효과적 운영을 보장할 것 △관리 체계에서 지역 공동체와 주민들의 역할을 공식화할 것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주요 개발계획에 대해 세계유산센터에 알릴 것을 권고했다.

전호태 울산문화학과 교수는 “암각화는 세계에 많이 있지만, ‘반구천의 암각화’는 제한된 공간에 압축적인 묘사로 그림을 담았다는 점이 특별하다. 학문적으로는 이미 가치를 인정받고 있었지만, 이번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통해 국제적으로 그 가치를 널리 알리게 된 것으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보존과 관광 두 가지 측면에서 그 가치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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