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라는 희망의 보루...'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오늘의 책)

생활/문화

MHN스포츠,

2025년 7월 15일, 오전 06:00

(MHN 이나영 인턴 기자) 오래도록 주목 받는 도서로 빅터 프랭클의 에세이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소개한다.

오스트리아의 빈에서 1905년 태어난 정신과 의사이자 사상가인 빅터 프랭클은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온 가족이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수용소에서 3년을 지냈다. 그곳에서의 자전적 체험을 바탕으로 그는 '로고테라피'라는 정신 치료 기법을 정립하고, 고난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어떻게 살아갈 수 있는지 말했다.

'죽음의 수용소에서'는 강제 수용소에서의 체험 수기와 이를 통해 로고테라피를 발견한 일련의 과정을 정리한 도서. tvN '책 읽어주는 나의 서재'와 '알쓸인잡3'에 소개되는 등 국내에서도 널리 읽히는 베스트 셀러다.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빅터 프랭클|이시형 옮김|청아출판사

1부 '강제 수용소에서의 체험'에서 빅터 프랭클은 중앙 대 수용소로 수송되던 순간부터 시작해 입소 이후 열악하고 가혹한 환경들을, 그 속에서 존엄을 상실한 인간이 체감하는 심리와 감각들을 빼곡히 서술한다. 그는 약간의 스프와 빵만으로 연명하면서 고된 노동을 해야 했고, 수감자들은 질병과 영양실조, 자살, 처형 등으로 끊임없이 죽어나갔다.

▶"수용소에서 사람 목숨이 얼마나 가치 없는 것으로 여겨지는지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은 상상도 못 할 것이다. 감정이 무뎌진 수용소 사람들도 병든 사람을 이송할 때에는 이곳에서 인간 존재가 얼마나 철저하게 무시당하는지를 느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번호뿐이다. 오로지 죄수 번호를 가지고 있을 때에만 그 사람이 의미 있는 것이다. 사람은 글자 그대로 번호가 됐다. 그 사람이 죽었는지 살았는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그 ‘번호’의 생명은 철저하게 무시된다. 그 번호 이면에 있는 것, 즉 그의 삶은 그렇게 중요한 것이 못 된다. 그의 운명과 그가 살아온 내력 그리고 그의 이름은 중요하지 않다."

모든 것을 박탈당했던 생애의 시기로부터 저자가 발견한 차원은 뜻밖이다. ▶"강제 수용소에 있었던 우리들은 수용소에도 막사를 지나가면서 다른 사람들을 위로하거나 마지막 남은 빵을 나누어 주었던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다. (...) 이것만 가지고도 다음과 같은 진리가 옳다는 것을 입증하기에 충분하다. 그 진리란 인간에게 모든 것을 빼앗아갈 수 있어도 단 한 가지, 마지막 남은 인간의 자유,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의 태도를 결정하고, 자기 자신의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만은 빼앗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저자가 정립한 로고테라피의 치료법 또한 이 같은 의식이 발로가 되었다. 개인의 의미를 세우고 지켜낼 수 있다면, 그것은 비극 속의 낙관이 되고 꺼지지 않는 희망이 된다는 것. ▶"로고테라피에 의하면 우리는 삶의 의미를 세 가지 방식으로 찾을 수 있다. 1) 무엇인가를 창조하거나 어떤 일을 함으로써 2) 어떤 일을 경험하거나 어떤 사람을 만남으로써 3) 피할 수 없는 시련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기로 결정함으로써 삶의 의미에 다가설 수 있다. (...) 삶에서 의미를 찾아내는 두번째 방법은 어떤 것–선이나 진리, 아름다움–을 체험하는 것, 자연과 문화를 체험하거나 다른 사람을 유일한 존재로 체험하는 것, 즉 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을 말한다."

삶의 의미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발굴하고 유지하는 일임을 믿는 독자들에게 지표가 되어줄 에세이. "삶을 의미 있고 목적 있는 것으로 만드는 것. 이것이 바로 빼앗기지 않는 영혼의 자유이다."

사진=청아출판사

 

편집자 주: ‘오늘의 책’은 매일 한 권의 도서를 소개하며, 독자들에게 다양한 읽을거리를 제공하는 연재 코너입니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선정해 깊이 있는 정보와 함께 독서의 즐거움을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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