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 韓공연, 두렵지만 관객에게 선물처럼 다가가길"(종합)

생활/문화

뉴스1,

2025년 7월 15일, 오후 06:21


신춘수 프로듀서(오디컴퍼니 제공)

"미국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 무대는 '긴장된 설렘'이었다면, 한국 공연은 '긴장된 두려움'에 가깝습니다. 그만큼 한국 무대에 대해 무게를 느끼고 있어요. 그저 잘 만들어 관객에게 선보이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신춘수(57) 오디컴퍼니 대표는 미국과 영국을 거쳐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를 한국에서 선보이게 된 소감을 밝히며 여러 차례 "두렵다"는 말을 꺼냈다.

오는 8월 '위대한 개츠비' 개막에 앞서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무드서울에서 서울 론칭 쇼케이스와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신춘수 대표 겸 프로듀서, '제이 개츠비' 역의 매트 도일, '데이지 뷰캐넌' 역의 센젤 아마디가 참석했다.

신 대표는 두려움을 느끼는 이유에 대해 "제가 한국 프로듀서이기에, 제가 만든 작품을 우리 관객 앞에 올린다는 게 가장 떨린다"며 "국내 관객은 공부도 많이 하고, 비평도 날카롭기 때문에 더욱 긴장된다"고 말했다.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는 한국 공연제작사 오디컴퍼니의 신춘수 대표가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단독 리드 프로듀서를 맡아 기획부터 제작까지 주도한 작품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작가 F. 스콧 피츠제럴드(1896~1940)의 동명 소설을 새롭게 각색했다. 1920년대 혼란한 미국을 배경으로 백만장자 '제이 개츠비'와 그가 사랑한 '데이지 뷰캐넌'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 공연은 제68회 드라마 데스크 어워즈에서 '최우수 무대 디자인상', 제77회 토니어워즈에서 뮤지컬 부문 '의상 디자인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뉴욕 브로드웨이에서는 지난해 4월 개막했으며, 런던 웨스트엔드에서는 지난 4월 막을 올려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는 세계 뮤지컬계의 양대 산맥으로 꼽힌다.

'위대한 개츠비' 서울 프로덕션 연습 현장(오디컴퍼니 제공)


"개츠비 관련 논문 수십 편 찾아 읽어"
신춘수 대표는 한국 공연이 미국·영국 무대와 다른 점에 대해 "무대와 의상이 모두 새롭게 제작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차이점은 배우"라며 "매트 도일은 개츠비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는 훌륭한 배우이고, 센젤 아마디는 앞으로 브로드웨이를 빛낼 잠재력이 엄청난 배우"라고 말했다.

원작 소설이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영화와의 차별점을 묻자, 그는 "작품의 시대적 배경인 1920년대 미국은 급변하는 시기였고, 지금과도 닮아 있다고 생각한다"며 "계급 간 충돌은 여전히 존재하고, 열심히 일한 사람이 부를 얻는다는 '아메리칸드림' 역시 우리에게 영원한 숙제가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위대한 개츠비'를 무대화하면서 가장 큰 고민은 세계 관객으로부터 보편성을 확보하는 일이었다"며 "캐릭터들의 내면을 무대 언어로 효과적으로 들려주기 위해 개츠비 관련 논문도 수십 편 찾아 읽으며 고심을 거듭했다"고 덧붙였다.

매트 도일(오디컴퍼니 제공)

"개츠비가 여심을 훔칠 수밖에 없는 이유"
이날 동석한 매트 도일은 개츠비 역에 대해 "5년 동안 가장 사랑하는 여인인 데이지를 추적하는 인물인데, 데이지의 사랑을 되찾기 위해 계급의 장벽을 넘고 자신을 극한까지 몰아붙인다"며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 개츠비에게 깊이 공감한다, 물론 개츠비처럼 사랑을 위해 모든 걸 바칠 수는 없겠지만, 저 역시 비슷한 열정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센젤 아마디는 "데이지 역시 5년 전 개츠비를 사랑했지만, 지금은 결혼했고 아이도 생긴 상황"이라며 "데이지는 다시 타오르려는 개츠비의 사랑과 이미 꾸려진 자기 삶 사이에서 깊은 갈등을 겪는다, 비극적인 사건의 중심에 선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도일은 개츠비가 여심을 훔치는 캐릭터라는 평에 대해 "개츠비는 여성분들에게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며 "데이지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모습이 여성 관객분들께 특히 인상적으로 다가가는 것 같다"고 했다.

신춘수 대표는 간담회 말미 "다시는 문학 작품을 갖고 공연을 만들고 싶지 않을 정도로 힘들었다(웃음)"며 "그럼에도 방향성을 잡고 잘 만들었다고 자부한다, '위대한 개츠비'가 한국 관객들에게 선물처럼 다가가면 좋겠다"고 했다.

'위대한 개츠비'의 서울 오리지널 프로덕션은 오는 8월 1일부터 7일까지 프리뷰 공연을 거쳐, 8일부터 11월 9일까지 본공연이 펼쳐진다. 공연장은 서울 강남구 GS아트센터다. 영어로 공연되고 한국어 자막이 제공된다.

해외 공연도 이어간다. 내년 2월 미국 볼티모어를 시작으로 순회공연, 독일·호주·일본·중국에서도 선보일 예정이다.

'데이지' 역의 센젤 아마디(오디컴퍼니 제공)


jsy@news1.kr

이시간 주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