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성·예술성 보여주고 싶다"…미·영 거쳐 한국 찾은 '위대한 개츠비'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5년 7월 16일, 오전 07:49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미국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 공연을 올릴땐 ‘긴장된 설렘’이라고 표현을 했다. 한국 프로덕션 무대를 앞둔 마음은 ‘긴장된 두려움’이다.”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를 제작한 오디컴퍼니의 신춘수 대표는 15일 서울 반포동 무드서울에서 열린 ‘위대한 개츠비’ 서울 론칭 쇼케이스에서 “한국 공연에 그만큼 무게감을 느끼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위대한 개츠비’는 신 대표가 뮤지컬의 본고장 브로드웨이에서 아시아 최초로 단독 리드 프로듀서를 맡아 선보인 작품이다. 고전 명작인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에 현대적 감각을 더해 재해석했다. ‘데이지 뷰캐넌’을 향한 백만장자 ‘제이 개츠비’의 위대한 사랑과 일생을 그렸다. 각양각색의 캐릭터들을 통해 1920년대 미국의 시대상을 반추하며 꿈과 사랑, 욕망의 가치를 곱씹어보게 한다.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 겸 프로듀서가 15일 서울 서초구 솔빛섬에서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 서울 론칭 쇼케이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한국 뮤지컬을 해외에서 먼저 선보이며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지난해 첫선을 보인 브로드웨이 프로덕션은 누적 관객수 60만 명을 돌파했고, 올 4월 진출한 웨스트엔드 프로덕션 역시 매출액 1130만 파운드(한화 약 211억원)를 넘기며 흥행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에는 제77회 미국 토니상 시상식에서 의상상을 받기도 했다.

국내 공연은 오는 8월 1일부터 11월 9일까지 서울 강남구 GS아트센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 신 대표는 “이 작품을 만들 때 ‘개츠비의 내면의 소리를 어떻게 무대화할까’에 대한 고민을 가장 많이 했다”며 “매 프로덕션마다 기본 바탕 위에 덧칠을 하는 기분이다. 한국 공연에선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 프로덕션보다 좀 더 발전한 무대를 보여드리겠다”고 전했다.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에서 개츠비 역을 맡은 매트 도일(왼쪽)과 뷰캐넌을 연기하는 센젤 아마디(사진=뉴시스).
한국 프로덕션에서 가장 크게 달라지는 건 ‘배우’다. 국내 공연을 위해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 매트 도일(개츠비 역)과 센젤 아마디(뷰캐넌 역)가 무대에 오른다. 매트 도일은 토니 어워즈 남우조연상을 비롯해 외부 비평가 협회상 등을 수상한 바 있는 실력파 배우다. 그는 “뉴욕에서 ‘위대한 개츠비’ 공연과 관련해 SNS와 틱톡 등에서 엄청난 파장이 일었다”며 “한국과 미국의 뮤지컬 문화가 융합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가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진실성을 담아 연기하고 노래하면 관객에게도 그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질 거라 생각한다”고 한국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센젤 아마디는 뮤지컬 ‘알라딘’에서 ‘자스민’ 역을 맡아 2년간 북미 투어를 이끌며 차세대 뮤지컬 스타로 주목받고 있다. 고교 시절부터 데이지 역할을 좋아했다는 아마디는 “직접 데이지가 되어 무대에 선다는 게 무척 설레고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번 공연이 원작 소설의 비극적인 서사에 화려함을 더해 매력적인 무대로 완성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데이지는 항상 가식적으로 가면을 쓰고 행동하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감정을 계속 억누르고 있는 캐릭터”라며 “가면을 쓴 연기를 하되 관객들에게는 그 안의 내면까지 보여드리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영국, 한국에서 공연한 ‘위대한 개츠비’는 내년 6월 미국 볼티모어를 시작으로 독일 슈투트가르트, 호주, 일본 공연도 구상하고 있다. 신 대표는 “다른 나라에서 공연을 할 때 그 나라의 관객들과 호흡할 수 있는 방법을 많이 고민한다”며 “고전 명작은 영원하다. 작품이 가지고 있는 보편성과 예술성을 잘 전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신춘수(왼쪽부터) 오디컴퍼니 대표 겸 프로듀서, 배우 센젤 아마디, 매트 도일이 15일 서울 서초구 솔빛섬에서 열린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 서울 론칭 쇼케이스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시간 주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