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처럼 인파 몰렸다"…北 갈마지구 선전 뒤 ‘연출’ 논란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5년 7월 16일, 오후 06:19

북한 매체 노동신문이 16일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를 찾은 주민들의 모습을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이데일리 이민하 기자] 북한이 최근 개장한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를 대내외적으로 부각하기 위해 선전전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실상은 이와 다른 연출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6일 갈마지구를 방문한 주민들의 모습을 집중 조명하며, 이들이 “최상의 문명을 맛보았다”며 감격스러워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온 나라 인민이 앞을 다투어 파도처럼 밀려들고 있다”며 관광지의 인기를 강조했다. 주민들이 해수욕을 즐기고, 놀이기구와 서핑장, 사륜오토바이 등을 이용하는 모습까지 자세히 소개하며 갈마지구가 세계적인 관광지로 자리 잡았다고 주장했다.

북한 매체 노동신문이 16일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를 찾은 주민들의 모습을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하지만 이러한 장면들이 실제와는 거리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러시아 외무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의 지난 11~13일 방북 일정에 동행했던 러시아 매체 ‘코메르산트’의 기자는 갈마관광지구 방문 당시 현장이 텅 비어 있었다고 밝혔다. 북한 매체가 공개한 사진과는 달리 북적이는 관광객이나 생동감 있는 리조트 풍경은 없었다는 것이다.

해당 기자는 특히 호텔 2층에서 아침부터 정장을 입은 남녀가 당구를 치고 있었는데, 이들이 점심 무렵 진행된 기자회견 후와 저녁 식사 시간에도 같은 자리에 있었다며, 일정 내내 ‘당구치는 장면’을 연출한 인물들일 가능성을 지적했다.

자유로운 이동이 제한된 북한의 특성상 실제 갈마지구를 찾은 주민들은 북한 당국이 선별한 이들로 보인다. 결국 관광지에 몰린 군중은 자발적인 관광객이 아닌, 체제 선전을 위한 일종의 ‘무대장치’였다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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