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관계의 변화를 시각화하다"…김지훈 '녹화중 러스팅'展

생활/문화

뉴스1,

2025년 7월 18일, 오전 07:19

김지훈 '녹화중 러스팅'展 포스터 (금산갤러리 제공)

김지훈 작가의 개인전 '녹화중 러스팅(Rusting)'이 오는 8월 2일까지 금산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녹이 슨다'는 말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는 물건이 오래되어 변하는 모습과 함께, 관계나 감정이 시간이 지나면서 시들해지는 것을 비유적으로 보여준다. 작가는 이런 변화를 그림 위에 녹이 슨 듯한 느낌으로 표현했다.

김지훈은 그림, 사진, 조각 등 여러 방법으로 사람과 사회 이야기를 표현해 왔다. 그동안은 주로 '선'을 이용해 사람 사이의 관계를 나타냈는데, 이번에는 원이나 세모 같은 '도형'들을 추가해 시간의 흐름을 더했다. 해와 달처럼 매일 뜨고 지는 자연의 모습에서 영감을 받아, 둥근 모양으로 관계의 모습과 감정의 변화를 보여준다.

작가의 이번 작품들은 니콜라 부리오의 '관계성 미학'이라는 생각과도 통한다. 작가는 선과 도형을 이용해 관계의 긴장감, 거리, 친밀도, 방향 등을 추상적으로 표현한다. 관객들은 그림을 보면서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게 되고, 작품은 관객과 감정을 주고받으며 소통한다.

김지훈, Dancingline-Sunlight250503_75x75cm_광목천에 먹과 수성페인트_2025 (금산갤러리 제공)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작가가 예전 작품에서 많이 썼던 물감을 흘리는 기법(드리핑)을 이번에는 과감히 빼고, 그림 표면의 질감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물감이 여러 겹 쌓여 마치 녹이 슨 듯한 표면은 시간의 흐름과 관계, 감정의 변화를 상징한다. 이전에는 관계를 멀리서 바라봤다면, 이번에는 관계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 감정의 결을 더 자세히 탐구한다.

미술평론가 이건수는 김지훈 작가의 그림이 "그림이 단지 공간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시간 속에서 계속 변하고 살아 움직이며 마치 시간 예술처럼 느껴진다"고 평했다.

이번 전시에서 김지훈 작가는 잭슨 폴락의 그림 기법을 응용한 선과 면, 그리고 2000가지가 넘는 다양한 색깔을 사용해 강렬한 에너지를 전달한다. 이러한 선과 도형, 시간의 흔적들이 만들어내는 화면은 관객들에게 단순히 그림을 보는 것을 넘어, 직접 그림 속으로 들어가 체험하는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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