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 이나영 인턴기자) 오래도록 주목받는 아동·청소년 도서로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동화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을 소개한다.
스웨덴의 세계적인 동화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은 '사자왕 형제의 모험'을 비롯해 널리 알려진 아동 문학의 고전들을 창작하면서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 스웨덴 아카데미 대상 등을 수상했다.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은 린드그렌의 대표작 중 하나로, 그를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하게 한 작품. 전 세계 80여개 언어로 번역되었고 현재까지도 TV시리즈, 영화, 연극, 뮤지컬 등 다양한 매체로 리메이크되고 있다.
어린이도서연구회 권장 도서, KBS 한국어능력시험 도서 등으로 선정되었으며, tvN '비밀독서단'에서 소개되기도 한 동화.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아스트리드 린드그렌|잉리드 방 니만 그림|햇살과나무꾼 옮김|시공주니어
어린이 문학사의 기념비적 이름인 '삐삐'의 트레이드마크는 단연 땋아서 옆으로 뻗친 빨간 머리, 주근깨투성이의 얼굴이다. 거기에 짝짝이로 신은 긴 양말에 발보다 훨씬 커다란 구두, 말까지 들어올리는 초인적인 힘을 더하면 자유분방한 어린이 삐삐가 완성된다.
'삐삐 롱스타킹' 시리즈는 뒤죽박죽 별장으로 이사 온 삐삐가 옆집의 친구들 토미, 아니카와 특별한 일상을 보내는 에피소드들로 메워져 있다. 어른들을 골탕 먹이고 거짓말도 일삼는 삐삐는 때론 악동으로 불리우고 초기 출간 당시 어른들의 혹평과 항의에 시달려야 했지만 곧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삐삐를 보자면 불가항력의 못말리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무엇인지 알게 된다. 삐삐가 토미와 아니카를, 그리고 독자를 이끌어 보여주는 세계는 개성과 독특함으로 가득 차 있다.
삐삐는 엄마는 하늘의 천사고 아빠는 식인종의 왕이라고 말한다. 실상은 엄마는 돌아가셨고 선원이었던 아빠는 바다의 폭풍우에 휩쓸렸는데 삐삐는 아빠가 식인종들이 사는 섬에 닿아 왕노릇을 하며 산다고 믿고 있다. 고아 인물들은 동화에 자주 등장하지만 삐삐는 결코 '슬프지만 굳센' 캐릭터가 아니라 전례 없게도 '슬프지 않은' 어린이다. 오히려 천연덕스럽고 쾌활하며 즐거움을 추구한다. 금은 보화가 가득 든 가방이 있고 원숭이 친구도 있으며 힘은 무지막지하게 세다. 별난 아이이지만 약한 존재를 괴롭히는 사람을 무찌르는 선량한 어린이다.
일본의 분석심리학자 가와이 하야오는 “어른들의 ‘상식’은 창조적인 아이들을 몹시도 괴롭히고 상처를 입히지만, 삐삐는 여기에 의연히 맞서며 오히려 어른들을 가지고 놀"았다고 설명한다. 강요된 방식으로 머무르지 않고 언제나 어른들의 기대를 탈주하는 삐삐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환상을 현실화하며 상상력의 힘을 보여주는 인물이기도 하다. 모든 것에 태연하고 당당하게 임하기에 '누가 뭐래도 끄덕 없는 태도'는 실제로 현실을 자신의 편으로 만든다는 걸 보여주기도 한다. 삐삐만의 의연함, 건강함, 자유분방함은 현실에 붙박힌 어른과 아이들의 도피처이자 모험, 지향으로 남아 있다.
▶“거봐! 발견가만큼 멋진 직업이 없다니까. 더 많은 사람들이 발견가가 되지 않다니, 참 이상해. 다들 재단사나 구두장이, 굴뚝 청소부는 되면서도 발견가가 될 생각은 하지 않거든. 사람들은 발견가가 별 볼일 없다고 생각하나 봐!”
▶“어른이 되는 건 시시해. 늘 재미없는 일만 하고, 바보 같은 옷을 입고, 티눈만 생기고, 지방자치세도 내야 하잖아.”
사진=시공주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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