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여행·운동 줄고 '스포츠 관람' 늘었다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5년 8월 19일, 오전 11:22

[이데일리 강경록 여행전문기자] 국민의 여가활동이 비용 부담이 적은 ‘영상 시청’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오락·휴식’이 ‘관광·여행’을 제치고 관심도 1위 유형으로 올라섰고, 8개 여가 유형 가운데서는 유일하게 ‘스포츠 관람하기’가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직접 비용과 노력이 필요한 ‘여행’과 ‘운동하기’는 하락세가 뚜렷하다.

19일 여행·여가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의 ‘여가·문화·체육 주례 조사’(19세 이상 성인 매주 500명, 연간 2만6000명 대상)에 따르면 올해 6월 2주까지 여가 유형별 관심도는 ‘오락·휴식’(60.9%)과 ‘관광·여행’(59.4%)이 최상위권을 형성했다. 이어 ‘운동·스포츠 직접 하기’(39.1%), ‘자기계발·자기관리’(37.9%) 순이었다. 사회교류(28.7%), 문화예술 관람(25.6%), 스포츠 관람(22.2%), 문화예술 직접 하기(10.4%)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2022년 이후 4년간 추이를 보면 ‘스포츠 관람하기’만이 유일하게 큰 폭 상승(+5.2%p)했다. 반면 ‘관광·여행’(-3.4%p), ‘운동·스포츠 직접 하기’(-2.8%p)는 줄었다. 경기침체와 고물가로 여가비 지출이 민감해진 결과다.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활동 대신 ‘가성비’ 높은 정적 여가가 대세가 됐다.

관심도가 늘어난 대표 활동은 ‘국내 프로스포츠 관람’이었다. 영상 시청(+3.5%p)과 현장 관람(+2.0%p) 모두 상승했다. 특히 20대의 관심도가 27.7%로 높았다. 청년층을 중심으로 팬덤과 온라인 커뮤니티가 확산된 영향이다. OTT, 유튜브, 유료방송 등 중계 채널이 다양해진 것도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세부 활동 상위 25개 가운데는 국내여행(27.6%), 영상 콘텐츠 시청(23.2%), 해외여행(19.6%)이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유형별로는 오락·휴식이 9개로 가장 많았다. 오락·휴식 중에서도 ‘영상 콘텐츠 시청’의 관심도가 눈에 띄게 늘었다(+3.3%p). 실제 상승세를 보인 세부 활동은 영상 콘텐츠 시청, 국내 프로스포츠 영상 시청·현장 관람에 집중됐다.

이런 흐름은 여가의 ‘간접 체험화’를 의미한다. 비용과 노력은 줄이고, 스마트폰이나 TV 화면으로 즐길 수 있는 영상 기반 활동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컨슈머인사트 측은 이 같은 변화가 여가의 질적 측면에서 우려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경제적 제약 속에서도 즐길 수 있는 여가 수단이 늘어난 것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몸을 움직이고 사람을 직접 만나는 활동이 줄어들면 삶의 재충전 효과는 떨어진다. 장기적으로는 스포츠·문화·여행 산업 전반의 생태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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